[양영식의 문연로에서] K방역, 지속 가능한 체계로 전환 준비해야

[양영식의 문연로에서] K방역, 지속 가능한 체계로 전환 준비해야
위중증환자 관리로 선회해야
  • 입력 : 2021. 08.31(화)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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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치료 도입 적극 검토를




'코로나19가 없는 세상'은 더 이상 우리가 찾는 출구의 모습이 이제는 아니다. 바이러스 전파가 지속되고 유행이 오고 가기를 반복해도 우리의 일상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상황이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인 출구 모습이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대규모 확산이 발생하고, 전파력이 강한 변이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을 보면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삶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등교 제한으로 학생들의 배움이 가로막히고, 자영업자들의 인내심은 임계점에 다다르고, 병상과 의료인력은 모자라 번아웃 상태이고, 고강도 거리두기로 국민의 피로도는 극에 달해 있다.

20개월 동안 지속돼 왔던 K-방역도 이제는 지속 가능한 방역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기에 도달하고 있다. 격리에 기반하는 현재의 감염 전파 최소화 전략은 경제 등 모든 사회적 영향을 고려했을 때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확진자 억제보다 위중증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새로운 방역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이스라엘·영국 등 해외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도 확진자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거리두기를 통해 확진자 수 통제를 하면서 일일이 추적·격리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치명률과 위중증률 중심으로 방역 전략이 수정돼야 한다. 격리와 치료를 분리해 무증상자와 경증환자는 자가치료로 돌리고,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재편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도가 높은 줄 알았지만 지금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이 백신을 맞아 치명률이 크게 낮아졌고, 대신 변이로 전파력은 높아지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언제든 다시 병상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가치료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하는 이유는 부족한 병상과 보건의료 인력을 무한대로 확보할 수 없으며, 한번 입원하면 격리 해제 전까지 퇴원하지 못하는 현재 시스템은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대유행 시기에 과부하가 걸리는 방역 방식이며 한정된 재원과 자원으로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가치료는 지금 당장 부족한 의료자원을 보완하는데 꼭 필요한 효율화·최적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가치료가 안착하는 데 필수적인 요건으로 '사회의 위험 수용성'을 꼽고 있다. 집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환자가 방치되는 것이 아니며, 옆집에 무증상·경증 환자가 살고 있다고 해서 동네가 위험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알릴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자가치료는 치료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충분하게 마련되고, 자가치료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가 충분하다면 실현 가능한 방역정책이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홈케어 운영단을 신설해 자가치료를 도입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자가치료를 전면 도입하는 데 소극적이었던 정부도 추석이 지나면 검토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싱가포르와 영국 등 일부 해외 국가에서는 코로나19 종식이 독감처럼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이제는 코로나 엔데믹(주기적 유행병) 시대를 맞이하는 코로나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전략'을 시작했다. 이제 우리도 '위드 코로나'시대 삶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에 지금의 방역 모델이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면, 최적화 과정에 들어가야 한다. 그 시기가 지금인 것이다.

<양영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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