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5)제주북초등학교

[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5)제주북초등학교
오솔길 걸으며 마주친 열매에 "와아…"
  • 입력 : 2021. 10.07(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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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북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김명준 강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한라생태숲에서 가을 만끽
아이들 얼굴마다 설렘 가득
열매 관찰하고 맛 보기도
‘자연과 공생’한 즐거운 하루


선생님이 질문했다. "이 열매 속에는 씨앗이 몇 개 들어있을까요?"

"10개요." "100개요." "아니야 한 개야." 아이들의 대답이 분분하다.

"이 열매 속엔 아주 작은 씨앗들이 10만개나 들어 있어요."

"우와~!" 아이들의 탄성으로 숲은 시끌벅적하다.

지난 5일 제주시 용강동 한라생태숲에서는 제주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2021 숲길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프로그램은 '가을숲 놀이터-오감으로 가을 느끼기'를 주제로 제주북초등학교 1학년 1반과 2반 총 34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모처럼 야외 체험학습을 나온 학생들의 표정에는 설렘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마스크를 챙겨 쓰고 짝의 손을 꼭 잡은 채 걷는 학생들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번졌다.

이날 숲 체험을 위해 제주자생식물연구회 대표인 김명준 씨가 강사로 나섰다. 학생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숲 체험에 앞서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오솔길을 따라 걸으니 아그배나무와 마주했다. 김 강사가 나무에 대한 설명을 마치고 작은 사과 같은 열매를 베어 물었다. "맛보고 싶은 사람?"이라고 묻자 여기저기서 "저요", "저요"를 외치는 소리로 가득했다. 망설이던 학생들도 친구들의 용기에 호기심이 생겼는지 이내 손을 들고 "저요"라고 외친다. "사과 맛인데 입이 찝찝해요." 한 학생이 열매의 맛을 표현했다. 김 강사는 아그배나무와 사과나무가 친척쯤 된다고 설명하며, 새들이 이 작은 열매를 먹고 배설물을 통해 씨가 다른 곳으로 퍼지면 또 다른 나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금 더 발길을 옮기자 산딸나무 열매가 한가득 떨어져 있다. 빨간 열매가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는지 모두들 한참을 살펴보고 만져보며 신기해했다. 이번에도 용기 있는 학생들은 자원해서 열매를 맛봤다.

학생들은 천천히 숲길을 걸으며 딱따구리가 나무에 만든 집도 구경하고, 고사리를 타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거미도 관찰했다. 길가에 핀 꽃들과도 눈을 맞추며 "선생님 이 꽃은 이름이 뭐예요?"라고 먼저 물었다. 어느새 숲과 가까워진 학생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예담 학생은 "이끼 정원에 물을 주는 모습이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아서 신기하고 기억에 남았다"며 "특히 산딸나무의 빨간 열매가 좋았다"고 했다.

고이준 학생은 "오늘 친구들과 함께 가을 숲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재미 있었다"며 "한라생태숲에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담임교사인 좌연순 교사는 "학교로 돌아가면 사람과 나무, 식물들이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생'에 대한 이야기를 학생들과 더 나눠보겠다"고 말했다.

김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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