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제주의 미래다] (5)제주 지하수 오염실태와 그 원인은?

[물은 제주의 미래다] (5)제주 지하수 오염실태와 그 원인은?
"지하수 오염도 진단·분석할 종합적 데이터 구축해야"
  • 입력 : 2021. 12.28(화)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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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진기옥 제주도 물정책과장,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우남칠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제주 서부지역 지하수질 '심각'… 질산성 질소 오염
적은 강수량.화학비료.개인오수처리시설 등 원인


질산성 질소에 의한 제주 지하수 오염이 지속되고 있지만 오염도에 대한 연구는 단편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라일보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 KCTV제주방송, TBN제주교통방송은 공동 특별기획으로 '물은 제주의 미래다'라는 대주제 아래 다섯 번째 소주제로 '지하수위 낮아지고 있다, 그 원인은?'을 다뤘다.

토론은 지난달 20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우남칠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와 진기옥 제주도 물정책과장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에서 패널들은 제주 지하수의 수질실태와 수질오염의 원인, 제주도의 오염 방지 노력 등을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태윤(사회자)=현재 제주 지하수의 수질 상태는.

▶진기옥(진)=제주지역 수질상태는 서부와 동부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서부지역의 경우 축산시설이 밀집돼 있고 농업활동으로 인해 '질산성 질소 오염'이 됐다고 보고 있다. 관측정 수질 측정 결과, 먹는 물 수질 기준치인 질산성 질소 10ppm을 초과하는 사례가 (서부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림과 한경, 대정지역의 경우 농업용수로도 활용하지 못할 정도의 수질이다.

동부지역은 염지하수가 부존되는 지역이다. 먹는물 수질 기준이 pH 5.5~8.5인데, 일부 지역은 8.5를 초과하는 지역도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부분들은 잘 관리하고 있다.

▶사회자=서부지역 지하수 수질 상태를 진단한다면.

▶우남칠(우)=제주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대두될 수 있는 문제이자 (제주 지하수 수질의) 고위험 물질로 질산성 질소를 꼽는다. 질산성 질소가 중요한 이유는 지하수가 움직이는 범위와 속도만큼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오염 범위가 넓게 퍼질 수 있어서다. 그래서 후처리 비용도 많이 들고, 후처리 자체도 어려운 오염물질이다. 따라서 예방적 차원의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

다만 질산성 질소 오염도 관련 자료를 보면 하류와 중산간 중 오염도가 높은 지역이 시간 대 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1년 단위 보고서를 전체적으로 모아서 장기적으로 분석한 결과가 별로 없는 것이다. 제주에 지하수연구센터도 생긴 만큼 단편적인 자료가 아닌 종합적으로 분석, 해석한 데이터를 통해 정보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사회자=지역별로 오염물질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는지.

▶진=서부지역의 경우 축산 돈사가 많고 농업 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 또 살포된 화학비료 중 작물이 흡입하는 양은 30~35%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지하로 들어간다. 화학비료를 많이 쓰고 많이 생산하는 것이 이러한 현상(오염)이 쌓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자=지하수 오염의 영향은.

▶우=질산성 질소는 6개월 이하 유아들에게 가장 문제가 된다. 유아들이 질산성 질소로 오염된 물을 섭취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입술이 파랗게 나타나는 청색증이 생길 수 있다. 노약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반면 대장균의 경우 건강 상 직접적인 염려는 없지만 식중독 또는 소화기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김=지하수 오염 원인물질에 대해 조사된 게 있다면.

▶진=제주 전역 지하수의 질산성 질소 평균 농도는 3.8ppm 가량이다. 그런데 서부지역 질산성 질소는 7.3ppm으로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제주도에서도 서부지역 수질개선 관련 논의와 연구를 이어 왔다. 그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화학비료를 친환경비료로 전환하는 부분, 작물 별 적정 시비량 설정 관련 내용이다.

▶사회자=질산성 질소가 지하수로 유입되는 경로는.

▶진=다양한 경로다. 농지에서 사용되고 있는 농약과 비료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고, 사설 지하수 관정 수질검사 결과 농지 소재 지하수질에서 질산성 질소가 높다.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수 관정에 그라우팅(누수 방지를 위해 주변을 메우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오염 경로는 다양하다.

▶우=서부지역 질산성 질소 농도가 높은 원인은 복합적이다. 지질학적인 특성은 기본적으로 똑같다. 다만 서부지역은 타지역보다 비가 적게 오기 때문에 희석이 되지 않고 농도가 높아진다. 또 질소 비료가 들어가 있는 물질과 액비 등을 많이 사용한다.

▶사회자=질산성질소 오염 규제를 위해 좀 더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 있는지.

▶진=현재까지는 지하수자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왔지만, 특별보호구역 내 지하수 개발을 못하도록 하는 제도일 뿐 토지이용 또는 개발행위를 강력하게 규제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니다.

▶사회자=수량 관리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수질 측면에서 대책으로 보기엔 미흡한 상황이라는 말씀이신지.

▶진=그렇다. 그래서 제주도가 4개 분야·28개 과제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축산, 농업, 하수, 지하수 관련이다. 우선 축산분야에서는 최근 축산 분뇨를 액비처리하는 정책 기조를 '정화'처리 방법으로 바꿨다. 액비로 토지에 살포할 경우 인근 지하수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울러 돼지 적정 사육두수 관련 용역이 진행되는 등 액비 관리 기준과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선 화학비료 절감과 유기질 비료 구입 지원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 또 토양오염이 진행된 경우 화학비료시비관리지역으로 지정, 관리하는 제도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개인 오수처리 등 하수 분야다. 50t 이상의 경우 관리인을 두도록 돼 있지만 50t 미만인 개인 오수처리시설이 문제가 된다. 자동으로 전기장치를 내리면 원액이 그냥 지하수로 들어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질산성질소는 당연히 높아지고 먹는 물에서 대장균 등이 나오고 있다. 이제까지 개인 위주의 지하수 관리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행정 주도의 수질 검사를 확대해 나가겠다.

▶사회자=많은 대책들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지하수 수질에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보인다.

▶진='제주형 통합 물 관리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내년 10월 말 기본계획 수립이 완료되면 물 관리 일원화를 우선 추진하고, 지역별 물 공급 불균형과 물부족 문제를 우선 해소할 계획이다. 이후 과학적 물 수지 분석을 통해 수자원 배분 원칙을 정립하겠다. 아울러 물 재순환체계 구축을 통해 대체 수자원 이용률을 현재 3%에서 20%까지 끌어올리고, 수질 개선과 오염 저감 방안을 마련하겠다. 강다혜기자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TBN제주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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