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밤 9시 이후 대리운전 잡기 '하늘의 별 따기'

제주 밤 9시 이후 대리운전 잡기 '하늘의 별 따기'
오후 9시까지 식당 영업제한에 특정시간대 호출 몰려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가격 올릴때까지 버티기
  • 입력 : 2022. 01.06(목) 17:45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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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평소보다 요금을 두배가량 올려야 대리기사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30대 직장인 송모(32)씨는 최근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뒤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대리운전을 부르느라 진땀을 흘렸다. 제주시 이도2동 근처에서 직장 동료와 저녁을 한 뒤 오후 9시쯤 휴대폰 어플을 통해 대리기사를 불렀으나 도무지 콜이 잡히지 않았고, 이에 강씨는 대리 요금을 두 세 번 올린 뒤에야 겨우 대리기사의 콜을 받을 수 있었다.

 강씨는 "코로나 방역 강화로 영업시간 제한이 생기고 나서 대리운전 기사를 부리기 어려워졌다"면서 "기존에는 1만2000원의 요금을 내고 갈 수 있는 거리였는데, 이번에는 가격을 2만5000원까지 올리고 나서야 콜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하소연 했다.

 회식과 모임이 잦은 연초를 맞아 밤마다 대리운전 기사와 택시 잡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강화된 방역조치로 식당과 술집의 영업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됨에 따라 특정 시간대에 집으로 귀가하려는 사람들이 도로변으로 나오면서 택시잡기와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기 위해 빚어진 현상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방역 강화 조치에 따라 식당, 카페 등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특정시간에 콜이 몰리고 있다. 대리운전인 경우에는 오후 9시부터 콜이 집중되면서 웃돈을 주지 않고서야 콜을 잡기는 매우 힘든 실정이다. 택시인 경우도 특정시간대에 승객이 몰리면서 거리에 나와도 빈택시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언뜻 보면 대리운전업계와 택시업계가 방역 강화 조치 이후 뜻하지 않은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특정시간이 지나면 승객이 뚝 끊겨 오후 10~11시가 되면 영업을 종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20~30% 떨어진 상황이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한 수입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짧은거리,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3년차 대리운전 기사 A씨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밤샘 일을 하면 하루에 평균 7~8건의 호출을 받았는데 이제는 하루 2~3건에 불과해 수입이 반토막난 상황"이라며 "한번 잡는 콜이 소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깝고 높은 요금의 호출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대리운전 기사는 "특정시간대에만 손님이 몰리고 심야 시간대 손님은 거의 없어 보통 오후 11시면 영업을 종료하고 있다"면서 "대리운전을 통해 예전처럼 수입을 올리기는 힘든 상황인 만큼 조금이라도 비싼 요금의 호출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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