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집 살때 아니다…전월세로 버티자"

"지금은 집 살때 아니다…전월세로 버티자"
가격 급등에다 대선 후 정책방향 변화 가능성에 관망세
업계선 "제주 아파트 급등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 때문"
  • 입력 : 2022. 02.09(수) 17:17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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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신시가지 전경.

제주지역의 주택 수요층이 '지금은 집을 살 시기가 아니다'는 판단 아래 매입보다는 전월세로 버티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작년 한 해 정부의 부동산규제를 피한 가수요의 관심이 제주로 쏠리며 단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높게는 3억~4억원 안팎 폭등하자 자금여력이 부족한 수요층이 주택 구입을 포기하거나 미루고 시장 관망에 들어간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선 도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아파트 공급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하면 작년 12월 도내 주택매매거래량은 918건으로 전년 동월(1377건) 대비 33.3% 감소했다. 5년 평균과 비교하면 13.2% 감소했다. 반면 12월 전월세 거래량은 1846건으로 전년동월(1172건) 대비 57.5%, 5년 평균 대비 92.4% 늘어 각각의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작년 한해 월별 전월세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5월(819건)에 견주면 갑절 이상 많고, 12월 이전 가장 많았던 11월(1417건)에 비해서도 30.3% 많은 물량이다.

이처럼 도내 주택매매거래량이 주춤한 반면 전월세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작년 유례없이 집값이 폭등하며 '지금 집을 샀다가는 꼭지를 잡는 건 아닐까?'는 우려에다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주택 관련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만큼 매수자들이 지금은 집을 사기보다 전월세로 관망하겠다는 심리가 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영업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작년에 급등한 가격의 주택들이 매물로 시장에 나오곤 있지만 매수자 입장에선 너무 올랐다는 인식에 올해 1~2월 매매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 등을 분석해 수요과 공급 비중을 지수화해 발표하는 도내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월 넷째주 기준 94.4로 기준선(100)을 밑돌아 시장에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수급지수는 작년 12월 첫째주 102.7에서 둘째주 98.6으로 기준선 아래로 떨어진 후 올 1월 둘째주(101.4)를 제외하곤 줄곧 100을 하회했다.

급등한 제주 집값이 안정화되려면 수요층이 예측가능한 주택공급 신호를 줘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온다. 2020년 기준 도내 26만3068가구 중 아파트 거주 비율은 25.6%(6만7407)로, 전국(51.5%)에 비해 25.9%포인트(p) 낮아 젊은층을 중심으로 선호하는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작년 한해 제주에서 분양된 공동주택은 1183호로 전년(1227호) 대비 3.6% 감소했고, 10년 평균(3061호) 대비 61.3% 줄었다.

고창덕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주도지부장은 "집값은 하방경직성이 강해 쉽게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제주의 경우 단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게 가격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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