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여러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근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제주는 견조한 상승 흐름 속에 3월 첫째주 상승률이 전국 최고를 나타냈다. 대출 규제에 금리인상이 맞물리며 작년에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가격이 꺾일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완전 딴판으로 전개되는 시장 상황에 관망하던 수요층은 '내 집 마련 접으란 말이냐'고 울분을 토할 정도다. 특히 대선 등과 맞물려 짙어진 시장관망세로 도내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주 연속 기준선(100) 아래로,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사겠다는 사람보다 더 많은 상황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매매가격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의 3월 첫 주 아파트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02% 하락했다. 또 17개 시·도 중 세종(-0.24%), 대구(-0.16%) 등 8개 시·도가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나머지 9개 시·도는 보합 또는 상승했는데 제주는 0.09%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주시 지역에서 0.11% 올랐고, 서귀포시 지역은 0.03%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제주시는 도남동과 외도1동 주요 아파트 단지 위주로, 서귀포시는 강정동 신축 아파트 위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세가격 변동률도 비슷한 상황으로 제주는 지난주 대비 0.06% 올랐다. 전국 전세가격이 0.02% 떨어진 가운데 6개 시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오르는 제주와 달리 전국은 내림세가 확연하다.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7월 넷째주부터 현재까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작년 11월 셋째주부터는 대구도 하락세로 돌아섰고, 올해 들어서는 1월 첫째주 대전에 이어 넷째주엔 서울, 마지막주엔 경기, 인천, 울산까지 하락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매물이 적체된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어지며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한국부동산원의 분석이다.
도내 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비규제지역을 피한 전국 가수요의 관심이 한참 제주로 쏠리던 시기인 작년 봄에 제주시 연동 옛 한진사택 부지내 고분양가 민간아파트에서 출발한 급등세가 도내 기존 아파트 가격까지 동반 상승시켰다고 보는 여론이 높다"며 "제주는 아파트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현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의 아파트가 충분히 공급되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서는 가격이 체감될만큼 떨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올해 1월 셋째주(97.3)부터 3월 첫째주(93.2)까지 연속 기준선(100)을 아래로, 팔겠다는 사람이 사겠다는 사람이 더 많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