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 가슴 가득 새로운 기대와 각자의 꿈을 안고 학생들이 학교 문을 들어선다. 무엇이든 새롭게 뭔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임에 틀림없다. 더군다나 지난 2년간 비대면, 격일제 등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수업형태로 제대로 학교생활을 할 수 없었던 우리 아이들에게는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또 누군가는 학교에 가는 것이 무조건 싫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을 수도 있다. 이렇듯 학교는 누구에게는 당장이라도 가고 싶은 곳이지만 또 누구에게는 전혀 가고 싶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명색이 대학교수로 30여 년을 봉직한 필자도 학교에 가고 싶지 않은 적이 더 많았던 것 같고, 가고 싶었으나 갈 수 없었을 때도 있었다. 청소년 시절 남들은 다 교복을 입고 이른 아침 등교할 때 낭인이나 다를 바 없던 나는 골방에서 나만의 세계에 빠져 있었다. 어느 날 어쩔 수 없이 밖에 나가야만 했을 때, 또래 아이들이 입고 있던 교복을 보고 찢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세상은 왜 나를, 아니 나는 왜 세상에게 버림을 받았는가? 도전이 있다면 반드시 응전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였다. 그런 나를 사람들은 별꼴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학교는 둥글둥글한 원형이나 네모반듯한 방형, 또는 안정적인 삼각형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으니 별꼴이 뜬금없기는 하다. 어찌 보면 기이하기도 하고, 잘 굴러가지도 않으며,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롭기 그지없다. 하지만 별은 원래 별꼴이 아니다. 우리의 눈에 들어오는 저 먼 곳의 별들은 별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런데 왜 별꼴이 되었는지 나는 잘 모른다. 다만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은 그 별꼴이 매우 반짝인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런 별꼴을 모아 함께 반짝일 수 있는 배움터는 없는가? 학교에 가고 싶지 않은 이들을 위한 학교는 없는 것일까? 없으면 만들면 된다. 이 또한 별꼴이긴 하지만. 분명 그 배움터는 별꼴을 다듬어 둥글게 만들거나 뾰족한 것을 제거하여 삼각형을 만들고 또는 네모반듯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 별꼴이 얼마나 찬란하게 빛나는 것인지, 원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보여줄 것이다. 그리하여 별꼴들이 이 세상을 보다 멋지게 만드는 원석이었음을 확인해줄 것이다. 관심이 있는 이들은 당장 인터넷에서 찾아볼 일이다. ‘별꼴’학교!
<심규호 지구마을평화센터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