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구형 후 4·3평화공원 찾은 '검사들'

무죄 구형 후 4·3평화공원 찾은 '검사들'
합동수행단장·검사 2명 영령들에 '무죄' 보고
전담 재판부 신설 이끌고 한자·사투리도 능통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직권재심 수행하겠다"
  • 입력 : 2022. 03.31(목) 16:10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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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변진환(사진 왼쪽 기립 남성) 검사가 군법회의 수형인 40명에 대해 무죄를 구형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제주4·3특별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열린 직권재심에서 무죄를 구형한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단장 이제관 서울고검 검사·이하 합동수행단)'이 4·3평화공원을 찾아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했다.

31일 합동수행단 소속 이제관 단장과 변진환·정소영 검사는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4·3평화공원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24일 출범한 합동수행단은 4·3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에 기재된 2530명의 직권재심을 맡고 있다. 수형인의 성명과 나이, 직업, 본적지, 판정, 선고일자, 형량 등을 정리하고, 행정안전부와 제주도를 통해 이들의 생존 및 유족 여부 등 인적사항을 확인, 법원에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하는 것이다.

합동수행단은 '드림팀'으로 불리고 있다. 이제관 단장은 법무부에 4·3 전담 재판부 신설을 요청하는 등 단장으로서 정무적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제주 출신으로 어느 검사보다 4·3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변진환 검사는 70여년전 작성돼 판독이 어려운 형사사건부와 명부 등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제주 사투리를 쓰는 고령의 수형인 유족들의 얘기를 듣고 정리하는 실무적 역할을 맡고 있다. 제주지방검찰청에서 파견된 정소영 검사는 한자 능력이 탁월해 과거 작성된 수형인 관련 문서를 국문으로 해석, 신속한 재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31일 이제관 합동수행단장이 4.3평화공원에 남긴 방명록. 강희만기자

이날 이제관 단장은 방명록을 통해 "군법회의 수형인 마흔 분에 대해 첫 직권재심 무죄가 선고됐음을 기쁜 마음으로 아뢴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직권재심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 29일 제주지방법원 제4형사부(4·3 재심 전담재판부) 첫 직권재심에서 합동수행단은 "4·3 당시 제주도민 10분의 1이 희생됐다. 공권력의 이름으로 엄청난 비극이 발생한 것"이라며 "검찰은 피고인들이 아무런 죄가 없는데도 끌려가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구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합동수행단이 법원에 직권재심을 청구한 인원은 8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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