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더욱 세상은 시를 필요로 한다”

[책세상] “더욱 세상은 시를 필요로 한다”
김종훈 평론집 ‘시적인 것의 귀환’
  • 입력 : 2022. 04.01(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서정시 궁극 탐색 결실
AI시대, 시에 대한 탐구


"지금 시의 영역뿐만 아니라 일상의 영역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은 시적 순간을 체험하고 기억하는 일이다. 우리는 합일의 실패가 은폐되었다기보다는 아예 전제되어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랑의 순간을 담은 '나는 너다'는 이 세상에 다른 시간을 데려오는 일과 같다. 그러니 이렇게 말하자.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세상은 시를 필요로 한다고."(본문 중)

'미래의 서정에게' 등을 통해 서정시의 전통과 미래를 관통하는 평론을 써온 김종훈 고려대 교수가 그동안 서정시의 궁극을 탐색해 온 결실들을 평론집 '시적인 것의 귀환:초월과 존중과 희생의 시학'에 묶어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책머리에'의 글을 옮기면 1부에서는 이 시대에 출현하는 시적인 것의 모습을 헤아렸다. "주체는 왜소화되고 세계는 디지털화하는 시대, 가장 오래된 문학 장르인 시의 생존 가능성은 있는가, 있다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는가, 이에 따른 시적인 것의 필요조건은 무엇인가 등의 고민"이 담겼다. 인공지능이 여러 문화 현상을 좌우하는 지금 우리에게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궁구하는 글들을 모아냈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세계가 삶 속에 침투하여 체험 세계를 확장하는 것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까닭은 이미 우리가 그러한 삶에서 편안하게 살아간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두렵다면, 그것은 인공지능 때문이 아니라 죽음과 울음의 망각에 대한 불안함에서 비롯할 것이다. 인공지능을 통해 우리는 더욱 직접적으로 시적인 것을 물을 수 있다. 어디까지 인간이고, 어디까지 삶인가."라고 말한다.

2부에서는 시의 미학적 특성으로 인식된 면면들이 현대에 어떤 효용을 갖는지 탐색하고, 3부에서는 시인론과 작품론을, 4부에서는 2000년대 이후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집에 대한 해설을 담았다. 창비. 2만원.

오은지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91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