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신의 손' 유니폼.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전설 같은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가 36년 전 '신의 손' 골을 넣었을 때 입은 유니폼이 714만파운드(약 113억원)에 팔렸다고 로이터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더비 경매에 나온 마라도나의 유니폼은 예상가격인 400만∼600만 파운드 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BBC는 이는 스포츠 기념품 중 역대 최고가격이라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1892년에 작성된 올림픽 선언문 원본이 2019년에 880만달러(약 111억5천만원)에 팔린 것이 직전 최고 기록이다.
스포츠 유니폼 중 최고 경매가 기록은 메이저리그 홈런왕 베이브 루스(미국)가 1930년을 전후해 입었던 뉴욕 양키스 유니폼이다. 이는 2019년 경매에서 564만 달러(약 71억원)에 팔렸다.
이번에 판매된 마라도나 유니폼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 입고 상대팀인 잉글랜드의 미드필더 스티브 호지와 교환한 것이다.
당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치른 준준결승은 마라도나의 '신의 손'으로 유명하다.
이 경기에서 마라도나는 후반 6분과 10분에 연속 골을 터뜨렸는데 첫 번째 골이 헤딩슛이 아닌 마라도나가 내뻗은 주먹에 맞고 들어간 것으로 논란이 많았다. 그래서 나온 표현이 '신의 손'이다.
두 번째 골은 마라도나가 60m를 달리며 잉글랜드 수비수 5명을 제치고 넣은 슛으로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투표를 통해 '20세기의 골'로 선정됐다.
경기는 아르헨티나가 2-1로 이겨 준결승에 진출했다.
호지는 2020년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이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그 유니폼은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지는 이 유니폼을 영국 맨체스터의 국립 축구박물관에 임대해 일반에 공개해왔다.
지난달 유니폼이 경매에 나왔을 때 마라도나의 딸이 마라도나가 2골을 넣은 후반전이 아니라 득점이 없던 전반전에 입은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소더비는 이 유니폼 상의가 진품이라는 외부 검증을 받았고, 당시 경기 후반전에 입은 것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소더비는 또 마라도나가 경기 후 선수들이 다니는 통로에서 스티브 호지와 유니폼을 바꿨다고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