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삼다수와 떠나는 숨골 탐방] (7) 표선중학교 1학년

[제주 삼다수와 떠나는 숨골 탐방] (7) 표선중학교 1학년
"숨골은 빗물을 배수하는 역할과 홍수 예방에 기여"
  • 입력 : 2024. 11.12(화) 02:00  수정 : 2024. 11. 12(화) 08:58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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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은 작은 화산 분화구로 마그마가 나온 흔적…
곶자왈은 토양이 부족해 농사가 어려워 숲이 된 곳"
"학생들에게 좋은 체험 기회… 너무나 소중한 시간"




[한라일보] "제주도의 숨골을 이해하려면 먼저 제주도가 화산섬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제주도는 바닷속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로 인해 형성되었다. 지질학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매우 중요한데, 부산이나 광주 같은 지역은 수십억 년 된 안정된 지층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쓰나미나 화산활동이 거의 없는 안정된 지형을 가진 덕에 큰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제주도는 시간상으로 보면 한순간에 불과하다. 몇만 년 전에서 몇천 년 전 사이에 화산 폭발로 생긴 섬이다."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이 성산읍 온평리 한 농지 내 숨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대로 기자

성산읍 온평리 한 농지 내 숨골 내부 모습. 고대로 기자

지난 10월 23일 서귀포시 표선중 1학년 학생(22명)들과 함께 숨골 탐방에 나선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지질학 박사)은 성산읍 온평리 한 농지 내 숨골에 도착하자마자 화산섬 제주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숨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제주도에서는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모암(모체 암석)이 풍화되면서 토양이 만들어지는데, 제주도는 육지와 달리 토양층이 거의 없다. 서울 같은 육지에는 20~30m 두께의 흙이 쌓여 있어 비가 오면 이 흙이 물을 흡수한 후 강으로 배출한다. 그러니까 육지의 강은 두꺼운 토양층으로부터 물을 공급받는 반면 제주는 얇은 토양층을 금방 포화시키고 난 후에 넘쳐난 지표수가 건천을 통해 배수된다. 일부 빗물은 암석이 깨진 틈(절리)이나 통로를 통해 지하로 내려간다. 숨골은 지하에 물이 빠질 수 있는 공간으로, 스코리아층이나 용암 동굴 등의 구조로 물을 배수하는 역할을 한다. 육지부의 20~30m 토양층을 지하수가 통과하는데 1000년 이상 걸린다면, 제주는 불과 18~23년밖에 안 걸려 매우 빠르게 지하에서 순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타원형인 제주도 지형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곁들였다.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숨골 내부를 탐색하고 있다. 고대로 기자

삼다수 공장 견학을 앞두고 즐거워하는 학생들의 모습. 고대로 기자

"제주도는 한라산에서 흘러나온 용암에 의해 형성된 용암동굴과 오름이 많은데, 제주도가 동서로 길게 늘어져 있는 이유도 동쪽과 서쪽 측면에 많은 오름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름은 작은 화산 분화구로, 지하 깊은 곳에서 솟아오른 마그마가 터져 나온 흔적이다. 이 오름들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주변 지형을 덮으면서 지하에 용암동굴이 형성된 것이다. 즉, 용암이 흐르던 자리가 용암 동굴이 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강 소장의 설명에 몰두해 있던 한 학생이 "숨골과 곶자왈은 무엇이 달라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최근에 흘러내린 용암이 흘러간 곳에는 토양이 거의 없다. 이 지역을 우리는 '곶자왈'이라고 부른다. 곶자왈은 숲 지역인데, 토양이 부족해 농사가 어려운 땅으로, 결국 자연스럽게 숲이 된 곳이다. 곶자왈과 지하 용암동굴의 주요 형성 원인은 용암류에 있으며, 그 용암류가 흘러나온 곳이 바로 '오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는 용암이 오래되지 않아, 화산재와 진흙이 얇게 쌓여 있는 상태이다. 이 때문에 농사를 짓기 어려운 척박한 땅이 됐다. 주변에 강물이 없어 논농사를 지을 수 없어 옛날 제주 사람들은 쌀을 주식으로 삼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삼다수 홍보관 안내를 준비 중인 제주개발공사 직원들. 고대로 기자

서귀포시 표선중 1학년 학생들이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제주개발공사 삼다수 홍보관을 견학하고 있다. 고대로 기자

이어 "제주도에서는 하와이에서 쓰는 '파호이호이 용암'이라는 용어 대신 '빌레'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런 평평한 빌레 용암은 현재 제주 제2공항 부지와도 관련이 있다. 공항의 활주로는 평평한 지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호이호이 용암'은 미국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나오는 현무암질 용암으로 온도가 1000℃ 이상으로 빠르고 매끄럽게 흘러 부드럽게 굳는다.

이날 학생들이 방문한 온평리 숨골은 제주 제2공항 터미널 예정 부지인 혼인지로부터 약 1.5㎞ 떨어진 곳에 있고, 수산굴 아래쪽 5㎞ 지점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제2공항 건설 보상 토지에 편입돼 있다.

1시간여에 걸친 숨골 탐방을 마친 학생들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제주개발공사 삼다수 생산 공장과 삼다수 홍보관을 견학했다. 삼다수 공장에서는 하루 평균 3200t톤의 지하수를 취수해 삼다수를 생산하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한라산 해발 1450m 지역에 내린 빗물이 30년 이상 땅속으로 스며들어 형성된 지하수이다. 이날 학생들을 인솔한 김소연 교사는 "학생들이 좋은 체험을 할 수 있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고대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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