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순자의 현장시선] 영국의 기후위기 대응 소비문화 캠페인을 보면서

[변순자의 현장시선] 영국의 기후위기 대응 소비문화 캠페인을 보면서
  • 입력 : 2022. 05.06(금)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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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더 실감하게 됐다. 많은 사람은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출현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기후위기라고 확신해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체감으로 알기 때문이다. 봄이 짧아져서 전에 입던 봄옷이 별 필요 없이 여름옷을 입게 되고, 봄꽃이 피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은 나름 환경을 생각하며 생활에서 이것저것 실천한다. 그러나 작은 실천에 충실하다가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모든 지구인의 일이기에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큰 힘을 발휘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힘이 빠진다.

세계 곳곳에서 부유한 10%가 온실가스의 약 50%를 배출한다는 옥스팜(국제구호기구)의 분석처럼 기후 문제는 개인의 실천을 넘어서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텀블러 사용이나 분리수거 같은 개인의 실천이 폄하되면 곤란하다. 텀블러 쓰기, 해보면 결코 쉬운 게 아님을 알게 된다. 많은 사람이 다양한 실천에 참여해 우리 소비문화를 바꿔 나갈 수 있다면 그 또한 기후 대응에 있어 정부나 기업의 변화를 끌어낼 오래갈 실천이 되지 않을까?

지난 3월 영국에서 공식화된 ‘점프’라는 소비문화 캠페인은 우리도 늘 실천하는 것들이라 관심이 갔다. 녹색 에너지운동가인 톰 베일리는 전문가들의 연구를 토대로 6가지 실천 주제를 내놓았다. 1. 채식 많이 하기(적정량의 식사와 음식물 남기지 않기), 2. 일 년에 새 옷 3벌 이상 사지 않기(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사거나 중고품 사 입기, 이것은 싼 옷을 사 입고 버리면 쓰레기 문제가 크고, 대량생산에 따른 노동력 문제가 제기됨), 3. 잡동사니 정리하기, 4. 단거리 비행기는 3년에 한 번, 장거리 비행기는 8년에 한 번(탄소량이 많아 비행 횟수 줄이기), 5. 승용차 없애기(그럴 수 없다면 지금 타는 차량 더 오래 타기), 6. 녹색에너지로 갈아타거나 주택 단열 등 최소 한 번 이상 삶의 전환을 실천하며 사회 시스템 변화에 개입하기다. 제대로 실천하면 기후 위기의 임계치인 1.5℃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량의 약 1/4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영국이나 우리나 비슷한 것 같다. 캠페인 내용이 우리가 하는 것과 닮았다. 모든 유형의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으면서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새롭고 즐거운 기후 운동을 만들고 싶다는 톰 베일리의 말을 곱씹어 본다. 우리의 생활은 산업화 이전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다. 지금보다 더 악화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든 사람이 실천한다면 적어도 현상 유지는 될 것이란 희망을 품고 싶다.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만 않아도 성공이다. <변순자 (사)소비자교육중앙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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