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남의 월요논단] 뿌리가 건강하면 해거리가 준다

[현해남의 월요논단] 뿌리가 건강하면 해거리가 준다
  • 입력 : 2022. 08.22(월)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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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감귤 해거리 줄이는 두 번째 이야기다.

감귤처럼 뿌리가 얕은 과수는 과일을 키우는 동안 뿌리가 쉽게 약해진다. 약해진 뿌리는 다음 해에 해거리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꽃 피기 전에 뿌리 건강을 회복시키면 해거리는 줄어든다.

과일이 많이 달려도 뿌리가 약해진다. 과다 착과한 감귤원은 해거리가 따라온다. 토양이 건조돼도 뿌리가 약해진다. 시설재배는 쉽게 뿌리가 약해지고 해거리도 많다. 타이백은 더 심하게 뿌리가 상해서 해거리 없는 감귤원 만들기가 어렵다. 레드향처럼 해거리가 심한 품종도 있다.

뿌리를 회복시켜 해거리를 줄이는 것은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어렵지 않다. 해거리 원리를 이해하고 원인을 알면 해결 방법도 생긴다. 뿌리는 미생물과 공생한다. 뿌리는 잎으로부터 탄수화물을 받아 스스로 성장하고 일부는 미생물에게 먹이로 주고 미생물은 다시 대사산물을 내놓는다. 미생물 대사산물은 양분을 쉽게 흡수하게 도와 뿌리로 전달하고 뿌리는 탄수화물을 받은 만큼 잎으로 양분을 준다. 그러면 뿌리와 잎은 서로 양분과 탄수화물을 주고받아 해거리 없는 건강한 감귤나무로 열매를 맺는다.

이 원리를 아는 타이백, 한라봉, 레드향 재배 농가는 해거리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감귤재배 기간보다 수확 후 12월부터 3월까지 뿌리 건강에 더 신경을 쓴다.

감귤 수확 후에 양분을 첨가한 자가 배양한 미생물을 충분하게 뿌리에 주어 뿌리를 회복시킨다. 감귤을 재배하는 과정에도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감귤원보다 뿌리를 더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면 해거리가 줄어든다.

뿌리를 건강하게 키우는 대표적인 방법이 퇴비차, GCM(젤라틴키틴분해) 미생물이다. 두 방법 모두 미생물을 배양할 때 무기질비료를 혼합해 배양한다. 미생물 사용량도 뿌리가 흡족할 만큼 많다. GCM 농법은 한 번에 300평에 300ℓ 이상 사용한다. 뿌리가 회복하기에 충분한 미생물과 수용성 양분이 공급돼 뿌리가 건강해진다.

귀동냥 농법은 돈만 버린다. 미생물이 좋다는 광고만 듣고 병에 든 미생물 비료를 사용하면 실패한다. 병에 든 미생물 비료의 숫자와 양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비싼 돈을 주고 미생물 비료 한 병을 500ℓ 물에 타서 사용해도 미생물의 양과 숫자는 한 병에 불과하다. 미생물 비료는 물에 희석하면 물만 늘어나기 때문이다. 설탕물 한 컵은 달지만 500ℓ에 희석하면 맹물이 되는 것과 같다. 양분도 없다. 병에 든 비료 300병 사용하는 양은 GCM 한번 사용하는 양과 같다. 그래서 병에 든 미생물 비료는 해거리 예방에 효과가 없다.

기존 방법대로 수확 후에 2종복합비료를 주는 방법은 해거리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요소 엽면시비는 해거리를 더 부추긴다. 감귤 해거리 방지는 수확 후에 미생물, 수용성 양분을 충분히 줘 뿌리를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방법 외에는 없다. <현해남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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