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꺾인 제주… 이제 '가을 태풍' 걱정

폭염 꺾인 제주… 이제 '가을 태풍' 걱정
해수면 상승·고기압 수축 시기인 가을에
태풍 세력 커지고 한반도 진출 용이해져
나리·차바 등 제주 유독 가을태풍과 악연
  • 입력 : 2022. 08.28(일) 15:03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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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6일 태풍 '나리'가 제주를 강타, 하천이 범람하면서 시내 곳곳이 물바다로 변했다.

[한라일보] 맹위를 떨치던 폭염이 한풀 꺾이면서 '가을 태풍'에 대한 걱정이 나오고 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제주에 영향을 준 태풍은 제4호 태풍 '에어리', 제5호 태풍 '송다', 제6호 태풍 '트라세' 등 3개다. 하지만 모두 태풍 전 단계인 열대저압부(최대 풍속 초속 17m 미만) 수준의 소형 태풍이라 큰 피해를 남기지는 않았다. 아울러 현재 제10호 태풍까지 발생했지만, 제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없는 상황이다.

여름철 태풍의 강도가 약한 이유는 '해수면 온도'와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이다. 해수면 온도가 26~27℃일 때 태풍의 세력을 키울 수 있는데, 바다는 땅보다 온도가 천천히 올라 세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 여름철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는데, 태풍은 고기압을 뚫고 지나갈 수 없어 진출이 어렵다.

반면 가을철에는 해수면 온도가 최고조로 상승하고, 북태평양고기압 역시 수축하면서 태풍의 규모가 커지고, 우리나라로의 진출도 용이해진다.

실제 제주는 가을 태풍과 악연이 깊다. 지난 2007년 9월 태풍 '나리' 는 제주에 불과 2~3시간 사이에 시간당 100㎜가 넘는 물폭탄을 쏟아부으며, 제주시를 관통하는 모든 하천이 범람해 13명이 숨지고, 차량 수백대가 부서지는 등 1370억원 재산 피해를 냈다. 이어 지난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당시에는 제주시 한천 범람으로 복개천에 주차된 차량 수십대가 파손되고, 인근 저지대 주택에 물이 가슴까지 차오르는 등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재산피해만 해도 190억원이 넘을 정도였다.

이 밖에도 2002년 9월 태풍 '루사', 2003년 9월 태풍 '매미' 등도 제주에 큰 피해를 발생시켰다.

한편 현재 제주소방안전본부는 국지성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비해 '자연재난 긴급구조 대응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이 기간 제주소방은 동력펌프 등 수방장비 사전점검을 통한 100% 가동상태 유지 및 인명구조훈련 강화, 피해 취약지역 사전 관리·안전시설 점검, 유관기관 공조 등 사전 대비체계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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