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등에다 포장김치 품절까지 '김치대란'

배추값 폭등에다 포장김치 품절까지 '김치대란'
추석 지났지만 공급 부족에 한 포기에 1만원 넘어
유통매장마다 포장김치 발주해도 입고는 소량 그쳐
  • 입력 : 2022. 09.20(화) 16:48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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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랭지배추 생산량 감소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추석이 지났지만 배추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유통매장에선 포장김치를 발주해도 입고량이 부족한 상태다. 제주시 소재 한 유통매장의 포장 배추김치 매대가 비어있다. 문미숙기자

[한라일보] "배추 한 포기에 만원이 훌쩍 넘어 포장김치를 사먹는게 낫겠다 싶은데, 평소 가끔씩 구입하던 포장김치가 계속 품절이네요."

고랭지배추가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자 배추 대신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유통매장에서 포장김치 제조업체에 물량을 발주해도 입고량은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정도로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도내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김치 제조업체에 필요한 물량을 발주해도 소비자가 많이 찾는 포장김치 상품을 중심으로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예년의 경우를 보면 배추가격은 수요가 증가하는 추석 명절까지는 대체로 오름세를 보이다 추석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배추는 강원도의 해발 600m 이상 지역에서 수확되는 고랭지 배추로, 지난 7월부터 주산지의 고온과 비날씨가 반복되면서 무름병이 발생하는 등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도 줄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주시 소재 한 유통매장에선 19일 강원도 평창에서 생산된 고랭지배추 3포기를 담은 한 망을 3만75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포기당 1만2500원으로 1년 전에 견주면 50%정도 비싼 가격이다. 배추 가격 급등에 포장김치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유통매장 관계자는 "포장김치 제조업체에 물량을 발주해도 김치 입고량은 발주량 대비 아주 소량에 그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일부 매장에선 포장 배추김치 매대가 비어있는 곳들도 확인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일 고랭지배추 도매가격은 10㎏(상품)에 3만7900원으로, 한달 전(1만6900원)보다 124.3% 올랐다. 1년 전(1만4900원)과 평년(1만6700원) 가격과 비교해도 갑절 이상 높은 시세다.

배추가격 강세는 이달 하순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9월 말쯤부터 해발 400~600m인 평창, 횡성 일대에서 준고랭지 2기작 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하면 10월부터는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 평년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관측조사 결과 준고랭지 2기작 배추 재배면적은 평년(877㏊)보다 10.4% 증가한 968㏊로 나타났다. 또 10월 중순부터 김장철까지 출하되는 가을배추 재배면적도 전년(1만3345㏊)과 평년(1만3444㏊)보다 각각 2.1%, 1.3% 증가한 1만3625㏊로 조사돼 작황이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19일 제주시 소재 한 유통매장에서 고랭지배추 3포기가 3만7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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