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골 세미나] "제주 환경자산 '숨골' 체계적인 관리 필요"

[숨골 세미나] "제주 환경자산 '숨골' 체계적인 관리 필요"
본보·제주도·도의회, 제주의 환경자산 숨골 보전·관리 세미나
각계 각층 토론회 참석자들… 숨골 관리 방안 마련 한목소리
  • 입력 : 2022. 10.14(금) 17:59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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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제주의 환경 자산인 숨골에 대한 학술조사를 통해 중요성을 알리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각계각층에서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가 한라일보와 공동으로 지난 14일 제주의 환경자산 숨골 보전·관리 세미나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 1부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2부 토론회에서는 참석자들은 제주 숨골과 관련해 관리 방안과 학술적 가치 등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고기원 곶자왈공유화재단이사 겸 연구소장은 "태생적으로 제주도는 현무암질 용암류 이뤄진 섬이기 때문에 제주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화산암지대는 투수성이 높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특히 물이 어느 한 지점에서 비상적으로 지하로 침투하는 그런 지점을 우리들은 그동안 숨골로 불러왔고, 과거에 숨골을 선조들은 배수 목적으로 주로 이용해 왔다. 물이 차거나 침수되는 등 이런것을을 지하로 배출시키는 목적으로 이용해 왔는데 오늘 이르러서는 지하수 오염이라고 하는 시각으로 재조명이 되고 있어 숨골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오염방지를 위해서 어떻게 관리해야될 것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 소장은 숨골의 정의와 관련해서는 앞서 주제발표한 강순석 박사와 의미를 모았다.

고 소장은 "제주어 사전에 보면 숨골이라는 말은 없고 '숨굴' '숭굴' 이 두가지로만 나와있다"면서 "숭굴은 숭자가 제주도 말로 '곱지다' '감추다'라고 하는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숨골이 소히 호흡을 하는 땅과 지하동굴 등 숨겨진 동굴이라고 하는 의미를 제주어 사전에서 인용한다고 하면 숨골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숨굴' 또는 '숭굴'로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

이성용 제주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제주의 지하수를 이용해 삼다수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숨골조사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개발공사의 주요 사업중 하나가 삼다수 판매다. 삼다수는 결국 조사에서도 나오고 발표에서도 나왔지만, 일단 지표에서 지하로 스며드는 것 부터 시작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개발공사가 삼다수를 이용해 계속적인 판매를 하게된다면 삼다수가 함양되는 것부터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가 늦어지고, 문제가 생기면 오히려 개발공사가 숨골에 대한 전수조사 비용을 마련해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부 숨골은 청소년한테 (교육용으로)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은 일부(숨골을) 매입한 후 시범적으로 청소년들에게 교육하고 홍보하는 등 개발공사에서 나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숨골에 대한 실태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사무처장은 "전반적으로 도내 분포해 있는 숨골에 대한 전수조사와 관리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면서 "숨골도 오름, 곶자왈처럼 관리할 수 있는 대상 차원으로 담당 조직 부서가 있어야하며, 숨골주변에 있는 오염원을 찾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윤 제주도 정무특보(전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숨골에 대한 기초조사는 필요하고 또 기초조사에만 멈추면 안된다"면서 "숨골에 대해 어느 수준까지 조사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어 발전시켜 결국 숨골에 대한 조사 매뉴얼을 구축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특보는 "숨골로 질산성 질소가 유입되고 있다면 배수구역 초지에 농사를 짓게하는 것이 아니라 유입원을 제거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밭이라면 농사를 짓는 것 이상이 되지 않으면 실제 유지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방청객들의 의견도 잇따랐다.

강정마을 주민 고권일씨는 "숨골이 제주도에 360여개 있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고 90배는 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강정마을의 경우에도 물이 나오는 용천수가 70여개가 있는데 물이 들어가는 곳도 많다. 꼭 제주 동서지역에만 많이 분포해 있다고 볼수 없고, 대규모 개발사업에 의한 저항이 있는 마을이 아니고서는 그런 조사에 주민들이 적극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숨골 주변에는 동굴이 발견될 확률이 높고 만약 발견됐는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재산권 피해가 어마어마하다"면서 "그래서 다들 쉬쉬하고 묻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생태서비스 지불제 정도로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천연적인 보존가치가 중요한 유산이 발견됐을때 얼마나 주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체계가 국가차원으로 마련돼 있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 방청객은 "숨골보존 세미나와 관련해 지하수가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지하수 함양문제, 보존, 오염 문제등이 있다"면서 "함양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 함양조건에서 불투수층이 더이상 늘어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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