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약식 회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MBC 기자-비서관공개 설전' 사태 여파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잠정 중단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분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도착한 다음 곧장 집무실로 향하는 모습이 멀리서 목격됐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 국무총리 주례회동 등 내부 정례 회의를 제외하면 외부 일정이 없지만, 평소와 달리 기자들을 만나지 않고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평소 출근길 문답이 진행되던 청사 1층 로비에 나무 합판으로만든 가림막을 전날 세워 도어스테핑 중단 전망을 낳았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윤 대통령 출근 직전인 오전 8시54분 언론 공지를 통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그 이유로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불미스러운 사태'란 지난 18일 출근길 문답에서 MBC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MBC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공세적인 질문을 던지고, 대통령 퇴장 후 해당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간 공개 충돌한 일을 말한다.
대통령실은 전날 브리핑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코로나19 재확산 당시와 지난달 31일부터 일주일간 '이태원 압사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에 맞춰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적이 있지만, 이같은 내부 요인으로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어스테핑 중단 조처를 한 데에는 기자가 윤 대통령을 향해 공세적인 질문을 던지고 참모와 충돌하는 등의 상황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정 변경이 없으면 도어스테핑을 다시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MBC에 대한 출입기자 교체 요구나 징계 등이 대통령실 차원의 후속 조치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