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019년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참 많이도 변화시켰다. 그나마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마스크, 비대면, 온라인, 배달 등 이제까지 익숙지 않았던 생활방식에서 감염의 공포에서 탈출하고 집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유일한 공간이 산림이였다. 제주의 산림인 한라산 국립공원을 비롯한 자연공원, 생태공원, 오름, 습지, 자연휴양림 등에서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를 겪어오면서 산림이 있고 문화, 교육, 체육시설이 있는 자연휴양림을 많이 찾게 되면서 그 중요성 또한 높아지게 됐다.
제주에는 절물, 서귀포, 교래, 붉은오름 등 4곳의 자연휴양림이 있다. 위치적으로는 제주시 봉개, 서귀포시 대포동, 조천읍 교래리, 표선면 가시리에 조성돼 있다. 제주를 동서로 나눠 보면 자연휴양림이 제주 동부지역에 편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적 균형 차원에서라도 제주 서부지역에 절물 또는 붉은오름과 같은 자연휴양림을 조성한다면 도민의 삶의 질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왔던 터다.
이러한 기대와 바램을 알고 있었는지 제주도에서도 2021년도부터 4억원을 투자해 서부지역 자연휴양림 조성을 위한 사전입지 조사와 타당성 평가 용역 등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물로 2022년 2월 14일에는 지형도면이 고시되고 이후 기본 실시설계 용역도 마무리 했다.
서부지역 자연휴양림 조성계획을 보면, 대상지는 노꼬메오름 일원으로 총 103억원을 투자해 숙박, 교육, 체험, 체육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인다. 사업 대상지에는 노꼬메오름, 임도, 산책로 등의 풍부한 산림자원이 있으며 인근에 산록도로가 있어 접근성 또한 좋다.
그러나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됐어야 할 서부지역 자연휴양림 조성사업이 예산이 없어 중단됐단 소식을 접했다. 서부지역 자연휴양림 조성사업이 지방이양 사무로 전환되면서 국비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고, 그로 인해 올해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민의 기대감을 안고 사업 추진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에 비해 사업 중단의 이유가 조금은 궁색해 보인다. 물론 1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재원 투자 우선순위 등 종합적이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더군다나 제주도 자체 재원으로만 충당해야 한다면 당연히 심사숙고할 일이다. 다행히 이번 추경예산에 문화재 지표조사 등의 용역비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9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논리도 개발해야 함은 물론 안정적인 예산 확보에 제주도가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 지역주민의 바램과 이를 반영하기 위한 행정의 노력으로 서부지역 자연휴양림 조성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 <강봉직 제주자치도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