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특수학교 분교 예정지 인근 고압 송전탑 '어쩌나'

제주 특수학교 분교 예정지 인근 고압 송전탑 '어쩌나'
도교육청 4일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설립' 용역 최종 보고회 개최
"영지학교 과밀 해소·원거리 통학난 해결 등 설립 타당성" 결론에도
주변 송전탑 관련 "도·의회와 협력 대체 부지 물색 노력" 여지 남겨
도교육청 "인근 송전탑 문제, 대체 부지 등 모든 가능성 놓고 최종 검토"
특수교육원 용역 최종 보고회선 "특수교육 학생 증가 등 수요 타당성"
  • 입력 : 2023. 08.04(금) 17:18  수정 : 2023. 08. 07(월) 15:04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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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제주도 근로종합복지관 강당에서 '제주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설립 및 운영 방안' 정책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를 설립하는 것은 정책적·지역적·교육 수요적 타당성이 있다는 용역 결과가 도출됐다. 다만 예정지 주변에 154Kv의 고압 송전탑이 있어서 대체 부지 물색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주도교육청은 4일 오전 제주도 근로종합복지관 대강당에서 이런 내용이 언급된 '제주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설립 및 운영 방안' 정책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보고회에서 연구 용역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한 김민호 제주대 교수는 관련 자료 분석, 지역주민·특수교사·학부모 등 대상 설문·면담 조사 등을 토대로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설립을 모두가 원하고 있고 공립 특수학교인 제주영지학교의 과밀 해소,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원거리 통학난 해결, 교육 접근성 제고 등을 위해 타당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또한 동부지역 거주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 등을 고려할 때 76명 내외의 특수학교 분교에 대한 교육적 수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종 보고회에 참석한 학부모가 "분교든 본교든 빨리 지어 달라"고 했듯 장애 학생들의 장거리 통학 문제 등을 풀어주기 위해 교육기관 신설 요구가 이어져 왔다.

분교 예정지는 제주도 소유의 2만2067㎡ 규모 송당리 1961-1번지 부지다. 개교 시기는 행정적 절차, 재원 마련 등을 감안해 2028년을 목표로 뒀다.

설립 유형으로는 영유아를 포함 유·초·중·고, 전공과 모두를 갖춘 종합형 특수학교를 꼽았다. 운영 모델로는 예정 부지 주변에 상담·치료 지원 등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 제공 기관이 없는 만큼 분교 내 다양한 특수교육 서비스 시설을 확보하고 방과 후 돌봄 서비스 구축을 제안했다. 수영장 등 적절한 시설을 구비할 경우엔 장애 학생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 평생 학습 공간 제공도 가능하다고 했다.

분교가 들어서기 전에는 동부지역 장애 학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 '중도·중복장애특별학급'( 또는 '복합특수학급')을 설치하는 방안을 내놨다. 분교 설립 이후에는 지역별 배정 원칙 등 특수학교의 학구제 실시, 분교의 분교 승격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분교 설립 타당성에도 예정지 인근 고압 송전탑 문제를 들며 다른 부지도 찾아봐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동부지역에서 대체할 만한 부지 마련을 위해 "제주도, 제주도의회와 협력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만일 조천읍 지역에서 새로운 분교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면 현 제주영지학교의 과밀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측은 "고압 송전탑은 예정지에서 8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면서 "최종 용역 보고서를 받으면 주변 송전탑과 관련해 학교 설립 시 문제가 없는지, 대체 부지가 있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능한 빨리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이날 대구교육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제주특수교육원 설립 및 운영 방안' 정책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도 연이어 열었다. 최종 보고회에서는 제주지역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증가하고 있고 질 높은 맞춤형 교육 기회 제공 측면에서 수요적 타당성이 있다고 했다. 입지 조건으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많은 장소, 교통이 편리하고 특수교육 지원 서비스와 연계 가능한 장소 등을 내걸었고 시설 구성은 연수, 안전체험, 진로설계, 스포츠, 행동 중재, 야외 공간 등을 제안했다.

현재 전국에서 특수교육원을 설립 운영 중인 지역은 경남, 충북, 대전, 대구 등 4곳이다. 제주특수교육원은 올 들어 설립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단계다. 부지 확보 등 설립 계획 확정 후 정상 추진되더라도 개원까지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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