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 농산물 항공화물 운임 인상 어쩌나

[종합] 제주 농산물 항공화물 운임 인상 어쩌나
항공사, 2018, 2020년 이어 3년만에 올려 농가 부담
제주농협·애월농협, 항공사 화물팀에 농가 입장 전달
장기적으로 내륙 물류센터 활용 해상운송 확대 필요도
  • 입력 : 2023. 08.15(화) 17:07  수정 : 2023. 08. 16(수) 17:10
  • 문미숙·이태윤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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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수확중인 취나물. 한라일보 DB

[한라일보]항공사들이 항공화물 운임을 올리자 제주지역 항공화물 대리점들이 이를 반영하면서 한창 출하철을 맞은 취나물과 하우스감귤 농가들이 물류비 부담을 호소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제주본부와 애월농협은 항공사의 항공화물 대리점 판매가격 인상에 따른 농산물 운송비 인상 움직임과 관련, 지난 11일 대한항공 화물팀을 방문해 운임 인상에 따른 농업인 부담 가중 등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14일 밝혔다.

농협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8년, 2020년에 이어 올해 6월 화물터미널 운영 적자 등 경영상의 이유로 제주~김포, 제주~부산 노선의 항공화물 대리점 판매가격을 ㎏당 3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도내 항공화물 운송사별로 인상 요금을 적용하거나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창 출하기를 맞아 전량을 항공화물로 운송하는 취나물 주산지인 애월읍 지역 농업인들은 운송비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항공사가 인상한 항공화물 대리점 판매가격은 ㎏당 30원. 하지만 항공화물 대리점들이 선도 유지를 위해 취나물 4㎏ 상자에 1㎏ 정도의 아이스박스를 담아 포장하는 등 여러 관련 비용을 내세워 요금을 올려 실제 농가 부담은 이보다 훨씬 커진다.

제주도의회 고태민 의원(국민의힘, 애월읍갑)에 따르면 취나물 항공화물 운송비는 올해 1월부터 4㎏ 상자당 300원 인상에 이어 이달 1일 또 200원을 올려 지난해 1800원에서 2300원으로 500원이나 뛰었다. 고 의원은 "신선농산물인 취나물의 항공화물 운송비를 27.8% 올린 것은 취나물은 항공화물을 이용하지 말고 농사를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며 항공물류비 인상 재고를 촉구했다.

현재 도내에서 항공화물로 운송하는 농산물은 연간 5만t 안팎으로 추산된다. 하우스감귤, 브로콜리, 쪽파, 취나물, 잎마늘, 유채나물 등이 대표 품목이다. 하우스감귤은 지난 2016년만 해도 해상과 항공운송 비중이 각각 50% 정도였는데, 계속된 항공운임 인상으로 해상으로 전환을 시도해 현재는 해상 운송 비중이 70%로 높아졌다.

또 채소류 중에서는 브로콜리가 항공과 해상으로 각각 절반씩 운송되고 있고, 나머지는 항공운송 비중이 90%가 넘을만큼 항공 의존도가 높다. 빠른 운송으로 신선도가 유지되고, 당일 경매가 가능해 농업인들이 선호해서다.

앞으로도 민간 항공사에서 화물 운임을 주기적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일각에선 비용이 저렴한 해상 운송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저온으로 신선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추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제주농협의 한 관계자는 "2015년 제주도가 항공운송 농산물을 저온으로 해상 운송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했는데, 당시 신선도와 경매가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앞으로 민간 항공운임 인상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내륙거점 물류센터를 활용해 항공운송 농산물을 해상운송으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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