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의 문화광장] 후쿠시마 효과

[홍정호의 문화광장] 후쿠시마 효과
  • 입력 : 2023. 09.19(화)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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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나비효과의 개념은 1960년대 초 수학자이자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Edward Lorenz)에 의해 처음 소개됐다. 그는 초기 입력이나 조건의 작은 차이, 심지어 소수점이 약간 어긋나더라도 장기적인 날씨 예측에서 크게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브라질에서 나비의 날갯짓이 일련의 대기 변화를 촉발해 궁극적으로 다른 곳의 날씨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시스템의 가장 작은 교란조차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확대돼 매우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이는 날씨나 사회 경제적 추세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에 대한 장기 예측이 이러한 작은 변화로 인한 본질적인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엄청나게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나비효과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이 결합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방류는 됐고 결코 되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후쿠시마의 날갯짓이 시작됐다.

지난 17일(일) 베라벨 소극장에서는 제주작곡가들의 환경을 기반으로 창작발표회가 있었다. 제주NFT뮤직페스티벌이다. 주최자인 모던아츠의 김예지 대표는 인사말에서 작곡가의 멜로디와 하모니를 통해 우리가 세상에서 창조하고자 하는 하모니, 즉 음표뿐만 아니라 지구 생명체의 교향곡을 포괄하는 하모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며, 음악의 아름다움을 통해 지속 가능하고 공평한 미래에 대한 더 큰 책임감, 공감, 헌신을 고취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창작 발표회는 작곡가 임재규의 '하늘, 오름 그리고 樂', 이지연의 'Tango of Earth', 전송이의 '슬픔의 발자국', 서지선의 'Adagio on 웡이자랑'을 통해 작곡가 각자의 시선에서 제주의 환경과 자연을 음악에 담아냈다. 작곡가 '전송이의 슬픔의 발자국 Footprint of sorrow'에 대한 프로그램 노트를 옮겨본다. "이 곡은 상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변화들(기후 이상, 자연 파괴, 새로운 전염병의 확산, 극단으로 치닫는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 등)로 인해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상실감과 그리움, 허망함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추억과 경험들이 다시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준다는 것을 담아내고자 했다." 필자는 이 작품을 들으며 다음 세대가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잃어버린 제주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살아갈 희망을 찾는 음악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작곡가로서의 할 수 있는 행동이며 실천이라 생각한다. 작지만 또한 예술가로서의 날갯짓이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이후의 현상에 대해 '기만'이란 단어가 연상됐다. 후쿠시마의 날갯짓이 안전하다는 기만의 설득 가운데 원인이 파묻히는 기이한 세상에 살고 있다. <홍정호 한국관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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