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우리나라는 2025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초고령화에 대한 대응은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이다. 제주는 2023년 10월 기준 고령화율(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7.8%로 전국 평균 18.8%보다 낮으며 17개 시도 중 11순위를 차지한다. 제주는 조선왕조실록에도 80세 이상 노인이 많다고 기록이 되었을 만큼 전통적으로 널리 알려진 장수지역이다. 이에 과거에는 제주의 고령화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으나 2010년 이후 제주 이주 열풍에 힘입어 중장년층 유입인구가 늘어나며 고령화 증가 추세가 완만해졌다. 하지만, 제주 역시 초고령사회 진입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2027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것이 제주가 초고령화 대응이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되는 이유이다.
제주는 장수지역이라는 특성으로 2000년 이전부터 제주도를 노인공경시범지역으로 공포하고 제주의 전통문화에 맞는 노인복지 시책을 마련하는 등 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노력을 선도해왔다. 이러한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2003년 '제주장수문화연구센터'의 개소이다. 현재는 '제주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이하,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로 명칭이 바뀐 이 센터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설치한 연구 센터이다. 그간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는 노인 돌봄, 여가, 일자리, 고령친화도시 등 제주지역의 노인복지 관련 연구와 사업들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가 제주의 노인복지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한 반성과 함께 노인복지 분야에 머물러 있는 연구기능만으로 제주의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역할이 충분한지를 다시 한번 돌아볼 때이다.
초고령사회는 우리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연령층이 노인 세대로 이동하는 것이며, 기존에 인간사회를 지탱해오던 제도, 인프라 및 시스템 전반에 변화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즉, 초고령사회에 대한 준비와 논의가 경제, 산업, 교육, 도시, 환경, 문화, 기술 등을 망라해 다차원적 방면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향후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가 제주지역 초고령화 대응에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노인복지라는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고령친화산업, 시니어비즈니스, 에이지테크, 도시환경 및 주거환경 등 보다 다양한 분야로의 연구 및 사업 영역이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2023년 11월 30일 오늘,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 개소 20주년을 기념해 '제4회 제주고령사회포럼'이 개최된다. 오늘 열리는 포럼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한 지역사회의 대응'이라는 주제 아래 향후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포럼이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가 제주지역의 초고령화 대응을 위한 역할을 하는 데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김재희 제주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