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숙의 백록담] 제주 인구 감소가 보내는 경고

[문미숙의 백록담] 제주 인구 감소가 보내는 경고
  • 입력 : 2024. 04.15(월) 00:00  수정 : 2024. 04. 15(월) 09:59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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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지역 인구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67만3103명으로 1년 전보다 0.6%(3928명) 줄어 관련 통계 작성 후 최대 감소율을 나타냈다. 이 기간 전국평균 주민등록인구 감소율(-0.2%)보다 높다.

이같은 인구 감소는 저출생과 빠른 고령화에 따른 인구 자연감소가 주원인이다. 게다가 지난해 제주로 전입한 인구보다 전출 인구가 더 많아 1687명이 순유출된 영향도 적잖다. 지난해 제주 인구 순유출은 2009년(-1015명) 이후 14년만이다. "가족들의 제주살이 만족도는 제법 높지만 제주 이주를 생각하면 비싼 집값에 엄두가 안난다. 또 나이를 먹을수록 병원 갈 일이 많아질텐데, 주변에 있는 제주도민들이 서울 대형병원으로 진료받으러 가는 걸 보면 고민된다"는 어느 제주 이전기업 관계자의 말은 제주 이주를 망설이는 이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인구 감소 문제는 단순히 사람 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연령대별 구성비가 달라지는 게 핵심이다. 작년 말 기준 도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7.9%로, 10년 전인 2013년(13.4%)보다 4.5%포인트(p) 증가했다. 반면 18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13년 20.9%에서 작년 말 16.1%로 줄어 출생아 수 감소를 말해준다.

출산율 감소의 큰 원인은 선행지표인 혼인율 하락에 있는데, 예전 생애주기의 당연한 과정으로 여기던 결혼을 선택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생겨나는 것은 주거·고용 불안, 일·가정생활 병립의 어려움, 보육 부담, 경쟁사회의 압박 등 여러가지가 복합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022년 9월 전국의 25~30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주거·교육·의료비 중 주택 마련 비용에 대한 부담이 결혼과 출산 의향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 결과 주거비를 연상케 한 그룹의 결혼 의향은 43.2%로, 그렇지 않은 그룹(48.5%)보다 5.3%p 낮았다. 또 취업자의 결혼 의향(49.4%)은 비취업자(38.4%)보다 높았다. 공공기관 근무자와 공무원의 결혼의향은 58.5%로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이같은 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집값이 서울 다음으로 비싸기로 악명 높고, 구직자가 선호하는 안정적인 일자리는 부족한 제주는 앞으로 인구 유입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볼 수 있다.

몇 년 전 제주 사회는 0~1%대의 낮은 기준금리 시기, 집을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여기는 전국의 투기 수요가 몰리며 투기장이나 다름없었던 경험을 했다. 그렇게 폭등시킨 집값은 무주택 도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어렵게 하고, 인구 유입도 가로막는 원인이 됐다.

정부와 제주도는 시장에서 더 이상 과도한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하지 않도록 품질좋은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일관된 주택 공급정책을 펴야 한다. 또 그간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현상 유지도 못하고 더 떨어지는 합계출산율을 볼 때 출산축하금 등의 정책도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일관된 정책 추진이 가능하게 재정확보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인구 감소 관련 수치는 지역과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일이기 때문이다. <문미숙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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