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바다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또다시 제주해안으로

[현장] '바다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또다시 제주해안으로
도, 상황대책반 구성 지난 2일부터 본격 가동
피서철 앞두고 방대한 양 떠밀려오며 '골머리'
  • 입력 : 2024. 05.17(금) 15:09  수정 : 2024. 05. 20(월) 15:05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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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제주시삼양해수욕장에서 삼양동 바다환경지킴이들이 해안가로 떠밀려 온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하고 있다.

[한라일보] '바다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이 또다시 제주해안으로 몰려 들어오고 있다. 행정당국은 유관기관과 대책반을 꾸려 처리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피서철을 앞두고 해수욕장에도 많은 양의 괭생이모자반이 유입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17일 제주시 삼양해수욕장. 푸른빛을 내는 바다와는 대조적으로 갈색빛을 띠는 괭생이모자반이 물 위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괭생이모자반은 파도에 모래사장까지 떠내려오면서 해안변을 따라 긴 줄을 이었으며, 해안가 좌 우 양 옆으로는 어마어마한 양이 마치 산처럼 쌓여 있었다. 모래사장에서 맨발 걷기를 하던 관광객들은 해당 광경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괭생이모자반 처리를 위해 삼양동 바다환경지킴이들이 이날 오전 6시부터 현장에 투입됐지만, 밀려들어오는 양이 엄청난 탓에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삼양동 바다환경지킴이 작업 반장 김영진씨는 "어제(16일) 하루동안 삼양해수욕장에서만 수거한 괭생이모자반의 양이 45~47t 정도가 된다"면서 "오늘도 마대 1000개 정도를 들고 왔는데 벌써 다 써버려서 추가로 들고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다환경지킴이들이 수거한 괭생이모자반이 마대에 담겨 쌓여있다.

실제로 이날 삼양해수욕장의 산책로에는 바다환경지킴이들이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해 모아놓은 마대 수천 개가 쌓여 있었다.

갈조류 모자반의 일종으로 해상에 대규모 띠 형태로 떠다니는 괭생이모자반은 보통 3~6월 사이 제주에 유입된다. 대부분이 중국 연안의 암석에 붙어살다가 파도나 바람에 떨어져 나간 것으로, 유입 과정에서 선박의 스크루에 감겨 조업과 항해에 지장을 준다. 또 해변에 방치되면 주변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악취를 풍기면서 매년 봄철 제주바다의 골칫덩이로 인식된다.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이뤄진 괭생이모자반 수거실적은 2020년 5851t, 2021년 9755t, 2022년 502t, 2023년 414t으로 최근 2년간 수거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해는 지난 16일 기준으로 394.5t이 수거된 것으로 추정되며, 17일까지 500t 가량 처리될 것으로 도는 예상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괭생이모자반 유입에 대비해 해양수산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괭생이모자반 상황대책반을 구성해 지난 2일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상황대책반은 도·행정시·읍면동뿐 아니라 국립수산과학원, 해양환경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수협 등 유관기관으로 구성됐으며, 각 기관은 도내 해변과 항·포구의 괭생이모자반 유입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신속한 수거에 나서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내 고용된 바다환경지킴이 269명도 괭생이모자반 수거 작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수거된 양이 적을 경우에는 햇볕에 말려서 농가 비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올해는 양이 방대해 말릴 경우 악취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쓰레기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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