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없지만… 고수온·폭염 해결 못하고 물러난 '종다리'

피해 없지만… 고수온·폭염 해결 못하고 물러난 '종다리'
간밤 태풍에도 전역 열대야… 낮 최고기온은 더 올라
바다 표층 온도 여전히 30℃ 이상 심층수와 못 섞여
  • 입력 : 2024. 08.21(수) 15:23  수정 : 2024. 08. 22(목) 13:56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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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연안 수온 현황.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홈페이지 갈무리.

[한라일보] 올 여름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종다리'가 별다른 피해 없이 제주를 통과했지만, 세력이 약하고 고온 다습한 공기를 이끌고 온 탓에 고수온과 폭염을 해결하는데는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21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쯤 태풍 종다리가 흑산도 남동쪽 30㎞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된 후 이튿날 오전 9시를 기해 강화도 쪽에서 일반적인 저기압이 되며 소멸했다.

태풍 종다리는 전날 오후 6시쯤 열대저압부로 약화되기 전에 제주 해상을 통과했지만 서귀포시 삼달리와 애월읍 상가리에서 전신주 늘어짐 신고와 나무 전도 신고가 들어온 것을 제외하면 큰 피해는 없었다.

또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이날 오전 9시까지 한라산 삼각봉 174㎜, 진달래밭 162㎜, 윗세오름 122.5㎜ 등 산간을 중심으로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지만 해안가 주요 지점별 강수량은 최소 4.7㎜에서 최대 22.5㎜를 기록하는 등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통상 태풍이 지나가면 기온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이번 태풍은 무더위를 식히는데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 사이 지역별 최저기온은 제주 28.4℃, 서귀포 27.8℃, 고산 27.5℃, 성산 28.0℃ 등으로 제주 전역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

올해 지역별 열대야 발생 일수는 제주 46일, 서귀포 39일, 성산 37일, 고산 32일로 특히 제주는 지난달 15일 이후 37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도 사그라들지 않아 이날 오후 3시 기준 제주의 낮 최고기온은 전날보다 오히려 1.5℃ 높은 34.3℃를 기록했다. 서귀포의 낮 최고기온도 전날보다 높은 33.4℃까지 치솟았다.현재 제주 북부·동부·서부에는 폭염경보가, 남부와 추자도, 중산간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산간을 제외한 제주전역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상태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종다리가 고온다습한 남동풍을 유입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기온이 좀 떨어지지 않고 습도는 올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며 "강수량도 산간에 집중되고 해안가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비가 내리다보니 열기를 식히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이번 달말까지는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수온 현상도 유지됐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지점별 표층 수온은 제주항 31.7℃, 서귀포 30.8℃, 양식장이 몰린 대정읍 영락리 30.5℃ 등 여전히 30℃를 웃돌고 있다. 통상 여름철 태풍이 바다를 지나가면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표층 수와 온도가 낮은 심층 수가 뒤섞이면서 표층 온도가 떨어지지만 이번 태풍은 제주 해상에 가장 근접했을 때 강도 약에, 풍속도 초속 18m로 강풍주의보(육상의 경우 초속 14m) 기준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불과해 고수온 해결에 영향을 못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도 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태풍이 통과한지 얼마되지 않아 분석을 더 해야봐겠지만 이번 태풍의 경우 세력이 약하다보니 표층 수와 심층 수가 뒤섞이지 않아 고수온 현상이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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