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평화대공원 부지에 대규모 스포츠타운 건립계획을 공식화한 가운데, 당초 평화공원 조성 취지인 '평화'와 '스포츠'와의 연계성에 대한 주장으로 과연 정부를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도는 최근 마무리한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에 스포츠타운 조성을 포함한 평화대공원과 인근 송악산 일대를 연계한 '평화역사생태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26일 공식 발표했다.
도는 이번 용역과 관련, 송악산 난개발과 경관 사유화를 방지하고 도민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매입한 부지(40만748㎡)를 중심으로 도립공원을 확대하고, 알뜨르 비행장 주변 평화대공원과의 생태적 연계축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입장이다.
송악산과 평화대공원을 연결하는 생태연계축은 고사포진지, 셋알오름 일제동굴진지 등 등록문화재와 주요 환경자산이 분포해 있어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한 생태·역사 탐방로 역할을 한다. 또한 평화대공원은 제주 역사의 상징적 공간으로 일제강점기 전적지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보존·정비하고, 이를 다크 투어리즘과 연계해 도민과 관광객에게 제주의 근현대사를 전하는 역사문화 관광지로 조성한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평화대공원 조성사업(69만㎡)은 당초 '제주평화대공원 조성 기본계획'에 포함된 평화전시관, 평화광장, 관람로, 조경시설, 격납고 등 전적지 문화재 보존·정비 등 역사공원 조성과 함께 지역발전을 위한 주민숙원사업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주민숙원사업인 사격경기장을 비롯해 야구장(4곳), 파크골프장(36홀) 등을 담은 대규모 스포츠타운 건립이다.
도는 서부지역 주민들의 복지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민체육센터를 포함한 전지훈련시설(5만375㎡)과 스포츠타운(23만8713㎡)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전지훈련시설은 송악산 인근 부지에, 스포츠타운은 이와 다소 거리를 둔 평화대공원 부지에 각각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도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평화대공원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를 거쳐 단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평화대공원 조성의 당초 취지인 '평화'와 '스포츠'와의 연계성은 다소 무리가 있다. 도는 "스포츠가 평화와 밀접"하기 때문에 평화대공원에 스포츠타운이 들어서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방부 소유의 부지에 예산 확보를 위한 행정안전부 등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설득 논리에는 무리수가 따른다.
때문에 도민 전체가 아닌, 일부 지역주민과 체육시설 이용자만을 위한 스포츠타운 건립은 평화대공원의 취지와 걸맞지 않다는 반대 입장은 최근 도민사회에서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는 송악산과 평화대공원의 생태적 연계를 강화하고 서부지역 평화역사생태벨트로 발전시키기 위해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세계평화의 섬' 제주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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