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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칼럼]지연 할인(delay discounting)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입력 : 2017. 09.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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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상담실에서 불신으로 가득 찬 내담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돈만 벌면 잘 사는 것 아니냐"며 도박으로 돈을 따고자 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한참 동안 설명했다. 이 분의 주장은 요행에 기대지만 돈을 따기만 하면 도박중독도 문제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무엇이든 정직하게 믿는 사람이 바보인 세상이라는 자기 합리화까지 이어졌다. 이런 왜곡된 신념을 갖기까지의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또 한 청소년은, "대학 가는 목적은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함이고 좋은 직장일수록 보수를 많이 받잖아요. 제가 토토(온라인 불법도박)를 해서 돈을 벌기만 하면 되는데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믿을 수 없는 건 온라인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라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경험에 근거한 논리지만, 이 두 사례는 돈을 따려는 마음 밑에 당연하다시피 자리 잡은 '불신'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한동대 신성만 교수는 지연 할인(delay discounting)이라는 용어를 차용하여 중독자들의 심리를 설명한다. 지연할인이란 미래에 주어지는 보상이 현재 시점에서 멀어질수록 개인이 해당 보상의 가치를 주관적으로 평가절하하는 정도를 말한다. 이는 미국 사회의 중독 당면과제에 부응하기 위해 미국 보건 당국이 행동경제학에서의 의사결정 연구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온 것이다. 신 교수님의 설명을 빌리자면, 지연 할인은 누군가에게 반드시 약속한 것을 받을 수 있다는 가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면, 지금 바로 1만원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1달 후에 2만원을 받을 것인가 물어보면 지연 할인을 많이 경험하는 사람(지연 할인이 높은 경우)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더 떨어졌다고 느끼고, 지금 바로 1만원을 받겠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현명한 대답은 한 달 후에 2만원을 받겠다고 하는 것일 수 있다. 요즘 세상에 이런 고이율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 바로 1만원을 받겠다고 한 사람도 한 달 후 10만원을 받겠는가 하고 물어보면 생각을 바꾸고 기다렸다가 10만원을 받겠다고 할 수도 있다. 아니면 기간을 한 달이 아닌 1주일이나 하루하루로 줄여줌으로써 2만원을 기다렸다가 받겠다고 맘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의사결정을 바꾸는 시점이 있는데, 이것에 따라 그 사람의 충동성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독자일수록 또는 비행청소년들일수록 지연 할인이 높게 일어나고, 이러한 지연 할인이 낮아질수록 현명한 선택을 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의사결정에 있어서 충동적이지 않을 수 있도록 돕는 것만으로도 중독 행동의 변화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큰 문제는 신뢰성에 있다. 중독자들이 충동성이 높아지고 지연 할인이 높게 나타나는 데는 타인을 신뢰할 수 없음, 즉 그들에게 보상을 약속하였다 하더라도 한 달 후에 줄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므로 '어떻게 믿고 기다리는가'라고 생각하는 데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인데, 신뢰가 무너진 사회에서 많은 중독자들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회복을 위한 시도는 필요하다. 우선 지연 할인을 관계에 적용해보자. 이를테면, 나는 불신으로 인하여 너에게 충동적이지 않았는지, 또는 너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는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를 '너와 나'의 관계를 설정하여 자신부터 생각해보는 것이다. 믿음과 신뢰가 상실된 사회, 그 안에서 더욱 충동적으로 되어 버린 사람들이 존재하듯, 누군가는 신뢰를 바탕으로 '너와 나'에 대한 보살핌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우정애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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