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제주대병원 이전과 도심캠퍼스 설치

[이슈&현장]제주대병원 이전과 도심캠퍼스 설치
구도심 활성화·대학발전 '윈- 윈 전략'
  • 입력 : 2008. 09.01(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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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병원 이전에 따른 병원건물 재활용 방안으로 지역주민들이 도심캠퍼스 유치를 거론하며 상권 활성화, 면학분위기 조성, 주차난 해결 등 지역과 제주대간의 '윈-윈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삼도2동 소재 제주대병원 일대 모습. /사진=한라일보DB

제주大, 아라-사라-중앙캠퍼스로 재편… 도심으로 흡수
1백억대 병원 리모델링 재원확보·대학측 진정성 등 관건
道 "상권붕괴 방치할수 없다… 대학·추진위와 협의할 것"

제주대학교가 내년 3월 아라동지역으로 옮기는 현 제주시 삼도2동 소재 제주대병원 공간에 '중앙캠퍼스'를 설치하려는 방안은 구 도심권 주민과 상가들의 주장과 거의 일치하는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도심에 들어서는 제주대의 중앙캠퍼스 구상이 성사되면 지금까지 숱하게 제시돼 왔음에도 용역내용에 그치거나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던 구도심 활성화와 재개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됨은 물론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생과 평생교육원의 강의를 듣는 다양한 계층의 왕래로 상권의 활성화는 물론 구도심권을 문화의 거리로 육성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게 된다.

제주대의 운영시스템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면학분위기와 구도심의 극심한 주차난 문제가 해소되면 교통의 편리와 주변 접근성 등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도 이점이 기대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특성화된 단과대학의 단계적인 이전을 위한 논의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앙캠퍼스 설치 구상=제주대의 중앙캠퍼스(가칭) 구상은 현재 본관이 있는 아라캠퍼스와 올해 통합된 제주교대의 사라캠퍼스 이외에 새로운 제3의 캠퍼스를 제주시 구도심에 설치하려는 것이다. 이른바 삼각 캠퍼스 형태로 대학의 운영시스템을 재편하는 것이다.

중앙캠퍼스는 오늘의 제주시를 있게 한 핵심지역인 동시에 도민의 대학으로서 제주대의 설립 태동과 발전의 실질적인 모태가 되었던 지역인 구도심의 복판에 자리하게 된다. 아직 제주대측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이지만 중앙캠퍼스 설치 구상은 제주대병원 이전을 계기로 이미 오래전부터 신중하게 검토돼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대는 중앙캠퍼스에 1개 규모의 단과대학과 기숙사를 비롯해 평생교육원, 일부 연구소 등을 이전 또는 설치할 구상이다. 단과대학 이설을 위해 도서관과 식당, 기숙사 등 부대시설을 필수적으로 함께 설치하는 방안이다. 구도심 주민들이 주장하는 도심캠퍼스 유치 제안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지만 거의 근접해 있다.

단과대학 이외에 일반 도민을 대상으로 주·야간에 마련되고 있는 평생교육원도 이전 대상이다. 제주대측은 평생교육원에서 다도, 풍수지리, 승마 등 강좌에 50~60여개 규모의 강의가 연중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제주관광대학은 노형동에 12층 규모의 대학평생학습관을 개설했으며, 탐라대학교에서도 (구)이도2동사무소 건물에서 평생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도심속 캠퍼스의 의미=제주지역의 대학들은 모두 도시 외곽에 수도원처럼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대학으로서 지역의 발전에 기여해야 할 책임과 의무에서 줄곧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국내외의 유수의 도시들이 전통적으로 대학을 도시 안에 품고 성장해 온 것과도 대조적이다.

지난해 2월 '구도심지 상권 연계방안 연구용역'에서도 이 문제를 짚고 있다. 이 보고서는 대학의 존재가 단순히 학생들의 교육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현대에 있어 대학의 기능은 지역사회대학으로서 한 사회구성체 안에서 연구, 지원, 선도, 평생교육, 대학문화의 전파 등에서 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학생들 또한 강의실과 사회현장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삶의 미래를 고민하고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함에도 실제적으로는 그러한 넘나듦이 없어 대학이 지역사회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꼬집고 있다.

제주대가 구도심 복판에 도심캠퍼스를 설치하려는 구상은 대학의 존재와 기능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그리고 몰락 위기에 있는 지역 상권 회복을 위해 대학이 일정부분 책임과 의무를 진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지역사회와 대학의 상생 공존하는 '윈-윈전략'인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동안 숱하게 제기돼 온 제주대 단과대학과 과거 대학동으로서 대학문화의 중심지였던 사대부고간의 쌍방 이전을 위한 논의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전망과 과제=제주대의 도심캠퍼스 설치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내년 3월 아라동으로 옮기게 되는 제주대병원을 학교시설로 리모델링하는데 드는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병원으로 이용돼 온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진단과 개·보수, 증축이 필요할 실정이다. 개·보수를 위해서는 1백억~1백2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대와 구도심 6개동(洞) 공동으로 구성된 제주대 도심캠퍼스 유치추진위원회는 리모델링 재원을 제주도에서 특별지원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제주대병원 이설 일정을 감안하면 당장 내년 제주도 예산에 리모델링 사업비가 반영돼야 한다. 제주도와 제주시도 이 사안이 구도심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지역상권이 붕괴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도심캠퍼스 유치 추진위원회, 대학측과 협의하면서 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대도 도심캠퍼스 설치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대병원 활용을 위한 전시용으로 접근할 경우 효과가 반감되고 생색내기용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도심캠퍼스 유치 서명운동 돌입

구도심 6개洞 공동 추진위 주도…병원 리모델링 특별지원도 촉구


제주대병원 이전에 따른 제주대 도심캠퍼스 유치추진위원회(상임대표 고신관·삼도2동주민자치위원장)가 제주대 도심캠퍼스 유치를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추진위는 도심캠퍼스 유치가 지역상권과 구도심 활성화에 사활이 걸린 문제로 보고 있다.

일도1동, 건입동, 삼도1·2동, 이도1동, 용담2동 등 6개 지역 상가 및 주민대표 등은 지난달말 유치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하고 제주대 도심캠퍼스유치를 위한 건의문을 채택했다. 추진위원회는 이를 계기로 각 동별로 대대적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고신관 상임대표는 "9월중순까지 3만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며 "서명운동이 완료되는 대로 제주도와 도의회, 제주대 등에 건의문과 서명부를 공식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대병원 이전에 따른 도심캠퍼스 유치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삼도2동 주민자치센터 회의실에서 회의를 갖고 대학 등 관련기관에 도심캠퍼스 유치를 건의했다. /사진=한라일보DB

추진위원회는 건의문과 서명운동을 통해 "오랜 세월동안 구 도심권 지역경제와 상권의 중심이 되어 왔던 최대 공공의료기관인 대학병원이 내년 3월에 이전이 현실화 됐다"며 "올바른 후속대책이나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대학병원 일대 도심권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돼 그동안 유지돼 온 지역경제와 상권이 하루아침에 몰락하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추진위는 제주대측에 도심 캠퍼스 설치를, 제주도 당국에는 이를 위한 특별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추진위는 현재의 일부 단과대학 중 도심형 대학교육에 해당하는 문화·예술계열의 단과대학, 야간대학, 대학원과정과 도민의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최고경경자과정 등 7개의 특별과정 및 97개의 평생교육과정을 도심 중심지로 이전함으로써 교육과 지역이 공존 공생할 수 있는 윈윈전략을 강구해 줄 것을 제주도측에 건의했다.

추진위는 또 도심캠퍼스 설치와 더불어 '도심캠퍼스 기숙사'설치, 또는 국내·외 대학생을 위한 전용 유스호스텔 설치방안과 대학생들의 동아리방 설치 등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추진위는 제주도에 대해서는 인력개발원의 도민학습과정인 건강·문화·외국어·정보화교육 등의 도민교육과정을 제주대와 협의를 거쳐 도심캠퍼스에서 실시해 줄 것을 건의했다. 또한 제주대병원 구조변경과 보수에 소요되는 리모델링 사업비를 도에서 특별지원해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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