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제주대 총장선거 그 이후

[이슈&현장]제주대 총장선거 그 이후
갈등 접고 화합의 길 '산너머 산'
  • 입력 : 2009. 02.02(월)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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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총장선거가 끝났으나 직원의 선거 참여비율 문제를 비롯 현직 총장의 논문표절 의혹이 검찰수사로 비화되는 등 선거기간 불거진 각종 문제로 학내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논문표절·언어센터 문제 등 후유증 지속
새 총장 새로운 리더십 발휘 절실히 요구


제8대 제주대학교 총장에 강지용 교수(57·산업응용경제)가 당선됐다.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선관위에 사무관리를 위탁하거나 전자투표를 실시하는 등 이번 선거에서는 새로운 시도도 엿보였다. 하지만 직원 참여비율 문제, 현직 총장의 논문표절 의혹, 검찰수사 등 구성원간 갈등은 여전했다.

▶선출규정 놓고 내홍=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선출규정을 놓고 교내가 시끄러웠다. '제주대 총장임용후보자 선출규정'이 평의회에서 최종 통과됐지만 직원들과 교수회가 직원참여비율에 대한 조항을 두고 서로 마찰을 빚는가 하면 일부 교수들은 규정이 '현직 총장의 재출마시 특권을 독차지 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직원선거권 지분에 대해 총장추천위와 직원들간 합의된 사안을 놓고 교수회가 협상결과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함으로써 선관위의 사무관리 수탁결정이 늦어지기도 했다. 결국 교수회의 설문 결과 협상결과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기존 합의안인 직원선거권 지분 '1차 11%, 2차 11%, 3차 10%'를 바탕으로 하는 시행세칙을 공포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추천위와 이미 합의가 이뤄진 사안에 대해 교수회가 중간에 나서 이러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교수회의 움직임에 동조하지 않겠다"며 교직원간 불신이 극에 달했다.

▶각종 의혹으로 얼룩=이번 총장선거에서 최대 이슈로 꼽히는 고충석 현 총장의 논문표절 공방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강상덕 교수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고 총장의 논문표절 의혹은 현재 검찰수사로까지 번져있고, 총장추천위 결정도 앞둔 상태라 향후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의 공방은 총장추천위가 표절 여부를 직접 밝히겠다며 전체회의를 소집하면서 이번 선거 최대 쟁점으로 급부상했고, 결국 총장추천위는 선거 전날 결정한다는 것에 부담을 갖고 회의를 2월로 연기했다.

하지만 검찰수사로 인해 강 교수가 허위사실유포죄로 처벌을 받든, 고 총장의 논문표절이 사실로 드러나든 교수사회의 분란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교수회의 국제언어센터 건립에 대한 문제제기 등은 선거철과 맞물리면서 교수회 내분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특히 공식 선거운동이 돌입하기 전 후보들의 기자회견에 대해 '기자회견을 빌미로 벌인 불법선거운동'이라며 선관위 조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젠 화합의 길로=3차까지 가는 접전끝에 승리를 거둔 강지용 교수는 선거를 치르면서 불거진 학내 갈등과 관련 "학내문제는 교수회가 잘 해결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해결되는 과정을 잘 지켜보면서 교직원들이 화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두차례의 공개토론회에서 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비방을 삼가려는 후보들의 노력은 4년마다 반복되는 구성원간 갈등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보여줬다.

고경표 교수회장은 "이전 선거와 달리 이번 토론회에서는 후보자들이 서로의 정책으로 대결하기 위해 상호비방 등 네거티브 선거를 최대한 지양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면서 "총장선거는 교직원들만의 선거가 아닌 도민들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만큼 후보자들도 인식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회장은 선거기간 불거진 각종 의혹과 구성원간 갈등에 대해 "이것이 모두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겠느냐"며 "학교의 중대한 사안에 대해 교수회, 대학본부, 대학내 기구 등과 서로 논의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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