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위기에 처한 제주어]제주인 정신세계 반영한 민속문화의 정수

[기획/위기에 처한 제주어]제주인 정신세계 반영한 민속문화의 정수
제주 대표 문화상징
  • 입력 : 2011. 01.18(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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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08년 제주 10대 대표 문화상징 선정에서 제주어도 이름을 올렸다. 제주대 강영봉 교수는 제주어와 관련된 집필에서 '제주어는 제주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반영함과 동시에 제주의 민속문화를 아우르는 고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탐라문화제의 제주어말하기대회. /사진=한라일보 DB

중세·한자·몽골어 차용 어휘 많고 독자성 간직
언어사적 가치·제주역사 묻어있는 무형문화재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08년 제주 10대 대표 문화상징과 다시 4개 분야에 99개의 제주문화상징을 선정했다. 많은 연구결과와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었다. 제주어도 10대 대표 문화유전자에 이름을 올렸다.

10대 제주문화상징에 선정된 제주어와 관련해 집필을 맡은 제주대 강영봉 교수(국어문화원장)는 제주어의 선정 취지를 비롯해 정의와 특징, 상징의 의미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제주어는 제주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반영함과 동시에 제주의 민속문화를 아우르는 고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곧 제주어는 제주사람들의 정신 세계 반영이며, 제주 민속문화의 표현 매체이다. 따라서 제주어를 떠나서 제주사회와 제주 민속문화를 이야기할 수 없다. 제주 민속문화의 정수는 곧 제주어이다.'

'제주문화상징'에 따르면 제주어는 '제주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는 데 쓰는, 전래적인 언어'를 말한다. '제주도방언', '제주방언'이라 하기도 한다. 제주어의 음운은 '아래아'를 포함해 9개의 단모음과 20개의 자음 체계를 갖는다.

문법적으로는 '갈-(갈중이), 난-(난드르), '아끈-(아끈다랑쉬), 먹-(먹돌)' 등 접두사가 발달돼 있다. 가족관계를 나타내는 어휘와 연결되는 '셋-, 말잣(말젯)-, 족은-, 다슴(다심)-'등도 특이하다. '-내기(곱을 내기), -바치(침바치), -암지(목암지), -뎅이(임뎅이)' 등은 주요 접미사들이다. 2인칭 '이녁, 저녁'과 3인칭 '야의(야이), 가의(가이), 자의(자이) 등 독특한 대명사가 쓰인다. 주격·처격·여격·비교격을 비롯해 시간, 경어표현도 다양하고 독특하게 나타난다.

강 교수는 '제주문화상징'에서 제주의 어휘적 특징을 중세 어휘와 한자 어휘, 그리고 여느 방언보다 몽골어 차용 어휘가 많다고 했다. 또 '사난 살앗주', '넘으난 넘엇주', '놀음 놀단 보난' 등 반복 표현도 즐겨 쓴다.

제주발전연구원 문순덕 연구원(문학박사)은 제주어를 "언어사적 가치는 물론 제주사람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무형문화재"로 평가한다. 제주어가 한국어의 하위어로서 문법 특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면서, 나름대로의 독자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어에는 15세기 훈민정음 창제 당시 언어 모습이 남아 있고, 특히 제주의 문화가 잘 반영돼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으로 제주문화상징물 99선이 대표격이라 한다. 문 박사는 제주굿, 초가, 갈옷, 오름, 돌담, 곶자왈, 잣성, 테우, 돌하루방, 심방 등을 보면 제주어의 문화자산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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