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라져가는 제주어 지키기](2)'소멸위기' 등록 의미

[기획/사라져가는 제주어 지키기](2)'소멸위기' 등록 의미
제주어 가치 보전노력 인정
체계적 지키기·대중화 절실
  • 입력 : 2011. 01.18(화) 00:00
  • /강시영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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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유네스코 홈페이지

제주어는 지속될 것인가. 언제까지 남아있을 것인가. 제주어가 유네스코로부터 소멸 위기의 언어로 등록되면서 제주어의 가치에 대한 논의와 보전의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유네스코가 '제주어'를 소멸 위기의 언어로 등록한 것은 우선 국제사회가 '제주어'의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네스코는 제주어를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critically endangered language)로 분류했다.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은 '제주어'를 문화 유산으로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는 '제주어 사전'을 편찬·보급하는 등 제주도와 관련기관·단체의 제주어 보전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이기도 하다. 제주대 국어문화원 강영봉 교수는 "제주어가 유네스코 소멸위기 언어로 등록된 것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제주어의 가치를 인정하고, 더 발전적인 제주어 정책을 펼쳐 나아가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중요한 의미는 유네스코가 인정했듯이 제주어가 심각할 만큼 소멸돼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제주어 지키기와 대중화를 위한 노력이 있어 왔지만 더욱 더 체계적이고 실천적인 제주어 보전정책과 활용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역설이다.

▶5단계 중 '심각' 수준=유네스코는 지구상의 '사라지는 언어'를 5단계로 분류한다. ▷1단계=취약한 언어(Vulnerable language) ▷2단계=분명히 위기에 처한 언어(definitely endangered language) ▷3단계=심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severely endangered language) ▷4단계=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critically endangered language) ▷5단계=소멸한 언어(extinct language) 등이다. 제주어는 이 가운데 '소멸' 바로 전 단계인 4단계 '심각'수준의 언어로 분류된 것이다.

현재 유네스코에 '사멸 되었거나 소멸 위기의 언어'로 등록된 언어는 2473개다.

▶제주어 사용 실태=안타깝게도 제주어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60~70대와 10~20대간 의사소통도 자연스럽지 않은 지경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에서 외국어 상용화와 국어교육 강화 및 향후과제' 용역 연구서(2006)에 흥미로운 내용이 소개된 적이 있다. 도민 470명을 대상으로 한 제주방언 사용 관련 설문 내용이다.

제주토박이중에서 방언을 조금이라도 쓴다는 사람은 전체의 89%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세대별로는 차이가 컸다. 60대 이상은 '많이 쓴다'는 반응이 '조금 쓴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0대는 '많이 쓴다'보다 '조금 쓴다'는 답이 많았다. 10대는 '조금 쓴다'는 반응이 '많이 쓴다'보다 갑절 높았다.

'표준어와 외국어 사용 확산에 따라 제주방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설문 결과도 눈에 띈다. '표준어와 혼합된 언어가 될 것이다'가 전체의 45%였고, '다른 형태로 남아있을 것이다'가 29%를 차지했다. 반면 응답자의 24%는 '사라진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제주방언이 사라진다면 제주 정신이 없어지면 것이며, 제주어가 소멸하면 제주 민속문화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염려한다. 제주어가 소멸된다면 제주인의 사고와 생활양식 자체도 송두리째 사라진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유네스코가 제주어를 '소멸위기의 언어'로 분류한 의미를 곱씹어볼 중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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