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오늘 한번 볼래?" 하고 만나는, 예정에 없는 미팅을 우리는 '번개'라 부른다. 주로 친한 사이에서 보다는 특정한 관심사로만 뭉친 동호회원들의 회합을 일컫는다. 한창때 채팅사이트를 통해 처음 해본 번개, 조금은 부끄럽고 어색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트윗 번개는 어떨까? 여러 개의 "당"에 가입하니 번개, 정모(정기 모임)에 대한 트윗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온다. 수많은 모임에 가입해 이제 얼굴을 익힐 정도가 되었는데 정작 번개모임은 바다 건너 서울에서만 잡힌다. '트윗 모임하자고 비행기 타고 서울까지 가야 되나?' 메일로 날아오는 모임공지를 볼 때마다 마치 딴나라의 이야기마냥 느껴진다. 이럴게 아니라 나도 제주에 사는 트친을 만나볼까?
근데 누굴 만나지? 아니 누가 나를 만나줄까? 그때 마침 '강백호 얼굴을 한 현석'(@yihs99)님이 휴가 때 고향인 제주로 올 거라고 한다. '잘됐다' "백호님, 제주에 있는 친구들 좀 소개시켜줄 겸 우리 번개 어때요?" 하니 "아. 제주에서 교사로 있는 제 친구가 마당발이거든요." '이런 경사가 있나' 기뻐하고 있는데 "저도 이주한지 얼마 안 되어서 마당발이 필요해요 ㅠㅠ" 하며 끼어드는 뚜벅(@tuburkis)님.
'그래, 함께 모이면 더 큰 힘이 되겠지.' 그때 '커다란 맥주를 들이키는 씅'(@hwangseung)님이 우리의 제주정착을 위해 합석하겠다고 한다. '이야, 사람들이 엄청 모이는데'하며 현석님께 "근데 언제 오실꺼죠"묻는데 대답이 허무하다. "아, 10일 쯤 뒤에요"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싶고 혹시 '마당발 소개' 약속을 어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증거를 블로그에 남기고, 트윗을 통해 모두와 공유했다. 일명 트윗상의 약속 증거문서. '@pponyopapa의 제안으로 @yihs99님의 제주휴가 시 마당발을 소개시키는 해수욕장의 자리에 @tuburkis님이 동참하고 @hwangseung님이 이들의 제주정착을 위해 합석하기로 함. 20100629.18:07경'
제주에 사는 @funnycomm님이 증인까지 서주시기로 하니 이제 된 건가? 왠지 모르게 허전하다. 10일을 어떻게 기다리나 하는데 갑자기 날아든 반가운 트윗, "회사가 근처시네요? 언제 밥이나 한끼 먹죠"
<홍창욱·@pponyopapa /중앙대 신문방송 전공·문화콘텐츠사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