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물에 젖어버려 정상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상태. 우리는 이를 '중독'이라 부른다. 나는 한동안 이 중독이라는 것이 무지몽매한 사람이나 판단이 미숙한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줄 알았다. '걸으며 트윗하는 이용자들'에 관한 다큐프로그램을 볼 때도 '별 특이한 사람'으로 치부해 버렸다.
그랬던 내가 트위터를 이용한지 3달 만에 하루 트윗량 123건의 중독자가 될 줄이야. 수면시간을 빼고 시간당 평균 8건 트윗이니 이건 공해에 가까운 수다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기에' 하며 궁금해 할 분이 계실 것 같아 내용을 살펴보았다. RT가 무려 36번.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 없이 남의 이야기만 전달하는 'RT쟁이'가 내 타임라인을 가득 메우고 있다면 기분 좋을 사람이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모임 홍보 트윗이 43번. 트윗 모임의 홍보 수단이 트윗 밖에 없고 멘션이 포함된다손 치더라도 RT 건수와 합하니 무려 80건이다.
지인 중심으로 트윗을 운영하던 친구들은 손을 흔들며 이별의 '언팔(구독하던 트윗을 해지하는 것)'을 날리고 남편의 트윗중독을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아내는 할 수만 있다면 '언팔'이 아닌 '어퍼컷'을 날리고 싶었을 것이다.
한번은 저녁을 먹는데 아내가 "제발 밥상에서는 트윗 좀 그만하세요"라고 하는게 아닌가. "그냥 무슨 이야기가 오고가는지 궁금해서 확인한 것뿐"이라며 변명을 했지만 이미 휴대폰과 손까지의 거리가 30센치를 벗어나면 불안한 중독에 빠져버린 것이다.
트윗에서 아내와 싸웠다며 '좋은 해결책'을 알려달라는 트윗이 종종 있어 '아내분에게 트윗을 가르쳐 드리세요. 가정평화를 지키는 길입니다'라며 우스개 소리로 넘겼는데 그게 내 일이 될 줄이야. 침대까지 스마트폰을 가져오는 남편을 위해 아내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자고 일어나 보니 침대 머리맡에 신문 한 면이 통째로 붙어 있는 게 아닌가. '스마트폰을 오래 이용하면 눈 나빠진다'라는 헤드라인이 눈에 와서 박힌다. '집에서 책 보는 시간을 늘리면 트윗이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책을 빌렸는데 모두 '소셜미디어'관련 책들이다. 정말 못 말리는 중독이다.
<홍창욱·@pponyopapa(트위터), '뽀뇨아빠의 즉문즉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