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욱의 소셜미디어분투기](11)공짜가 좋아요

[홍창욱의 소셜미디어분투기](11)공짜가 좋아요
  • 입력 : 2011. 05.07(토)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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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공짜를 밝힌 건 아니다. 트윗을 시작한지 며칠 안 된 어느 날, 외제 아기젖병을 주는 이벤트가 타임라인에 올라오는 게 아닌가. 이벤트의 내용이 괜찮다 싶어 트윗을 올린 이에게 "저도 애기 키우는 아빠인지라 관심이 갑니다."라고 트윗 멘션을 보냈더니 "이벤트 응모하셨어요? 그럼 아이디를 보내주세요. 제가 선물 드릴께요"라는 답장이 오는 게 아닌가.

공짜를 밝히는게 왠지 창피한 생각이 들어 "괜찮습니다"고 사양을 했는데 계속 알려달라고 재촉한다. 트윗으로 선물을 주겠다, 괜찮다를 열 번이나 반복하다 결국 젖병에 눈이 먼 내가 쪽지로 메일주소를 알려줬다.

며칠 뒤 선물이 도착했다. 아내는 "대단하다, 어떻게 한 거냐"며 난리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도 선물까지 주네"라고 기분 좋게 대답했지만 사실 트윗 이벤트들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주로 기업정보를 RT하면 추첨해서 선물을 주다보니 내 타임라인이 이벤트로 도배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얼굴을 걸고 이벤트 선물을 받기위해 남의 타임라인을 흐리는 뻔뻔하면서도 이기적인 사람들을 언팔하는 것도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트윗을 너무나 즐기는 친구를 만났는데 "이벤트용 계정을 만들어 RT만 하는데 당첨 상품이 쏠쏠해"라고 하는 게 아닌가. 집에 돌아와서 한 동안 트윗 때문에 토라진 아내에게 이벤트 계정이야기를 했더니 "당장 해보라"고 권한다. '이제 맘 편히 트윗하겠구나' 싶어 계정을 만들고는 '이벤트'라는 단어로 트윗검색을 해봤다. 실시간으로 엄청 올라오는 이벤트 트윗들. 대부분 자기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RT만 하는 이벤트꾼으로 보였다. 이게 왠 횡재인가 싶어 내용도 안보고 이벤트 트윗을 RT한다. 물론 이벤트꾼만 대상으로 팔로잉했는데 그 숫자가 제법 되었다. 이벤트 하나만으로 10번 리트윗을 하고나니 기가 찼는지 어떤 분이 말을 건다. "이벤트 RT 한번만 하셔도 응모가 됩니다" 얼굴공개도, 자기소개도 안한 이벤트용 계정인데도 어찌나 부끄러운지 얼굴이 붉어졌지만 그래도 RT는 매일 지속적으로 했다.

그러고 나니 며칠 만에 RT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이게 왠 떡인가 싶어 상품을 봤는데 캔 커피 기프트콘 하나가 아닌가. RT로 남의 타임라인을 어지럽힌 대가로는 적었지만 그래도 공짜라니 받을 수 밖에.

<사람이 열리는 나무 ‘인트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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