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강한 닭과 병아리들의 좌충우돌 일상

개성 강한 닭과 병아리들의 좌충우돌 일상
생태 다큐멘터리 '암탉, 엄마가 되다'
  • 입력 : 2012. 05.05(토)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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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골집 닭장 안에서 벌어지는 닭과 병아리들의 일상사를 3년여에 걸쳐 섬세하게 관찰하고 기록한 닭 생활보고서이자 리얼 다큐멘터리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닭과 병아리의 미시 생활사를 동화가 아닌 '실화'로, 그림이 아닌 '사진'으로 접근해 동물에 대한 간접경험의 질감이 새롭다.

각기 다른 외모와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닭과 병아리들이 엮어 가는 예측불허의 사건들은 다큐멘터리의 형식이 아니라면 결코 포착하지 못했을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수도자처럼 알을 품고 헌신적으로 새끼를 돌보는 어미닭의 모성, 어미 품에서 자란 병아리들이 다시 어미닭이 되어 베푸는 내리사랑, 자연스럽게 늙어 가는 할머니닭의 주름진 얼굴과 새로 태어난 어린 병아리들이 겪는 다사다난한 사건사고들. 그리고 닭장 안에서 조용히 만들어져 가는 우정의 하모니와 기적 같은 관계의 변화까지 신기하고 놀랍고 가슴 찡한 닭과 병아리들의 생활사가 3년 동안 꼼꼼히 기록한 생생한 현장 사진과 함께 초등학생 아이의 내레이션을 통해 재미있게 펼쳐진다.

동화책이나 그림책으로는 접해 봤지만 실제로 닭과 병아리를 볼 기회가 별로 없어 닭이 어떤 생활 습성을 갖고 있는지, 병아리 한 마리가 자라기까지 얼마나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한지를 모르는 시대다. 이 책은 병아리 암수 구별법, 닭들의 짝짓기와 포란, 닭들의 겨울나기 등 우리가 잘 몰랐던 닭들의 생태보고서로도 자연스럽게 읽히며, 냄새 없는 닭장 관리하기, 포란하는 어미닭의 격리, 아픈 닭 치료하기 등 닭을 키울 때 부닥치는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 경험과 정보가 곳곳에 녹아 있다.

오래 몸담아 온 직장과 도시를 떠나 가족과 함께 시골에 정착한 저자가 먹거리를 자급자족하고 손수 닭장을 만들어 아들과 함께 닭과 병아리를 키운 경험을 담았다. 김혜형 글·사진, 김소희 그림. 낮은산.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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