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박미정 장애전담 보육교사

[만나고 싶었습니다]박미정 장애전담 보육교사
"장애아이들도 자신만의 능력이 있어요"
  • 입력 : 2012. 12.28(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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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정 보육교사는 장애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만 바뀌어도 이들은 성장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강경민기자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논문상 수상
시각 조금만 바꿔도 아이들 성장·변화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권리가 있다. 바로 인권이다. 하지만 인권은 사회, 사람들의 편견이 만들어내는 사각지대에서 종종 유린당하곤 한다.

지난해 영화 '도가니'로 장애아동에 대한 인권문제가 한동안 세간에 오르내렸다. 덕분에 장애인, 특히 장애아동의 인권에 사회의 관심이 쏠렸다. 관심은 금새 유야무야됐지만 그들과 소통하며 사회의 편견을 없애려 노력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존재했다.

최근 현장에서 직접 장애아동을 가르치고 있는 도내 한 보육교사가 장애아동 인권을 주제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논문상을 수상하는 일이 있었다. 제주에서 단 한편이 제출돼 얻은 쾌거였지만 당시 부각되지 못했다.

주인공은 장애전담 보육교사 박미정(23)씨. 장애인전담어린이집인 해안어린이집에 근무하고 있는 박씨는 은사인 한라대학교 유아교육과 서혜정 교수와 공동으로 지난 4일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논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논문 제목은 '장애유아와의 진짜 만남에 대한 장애전담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경험'. 박씨는 논문을 반성의 글, 자서전이라고 했다.

논문의 시작은 박씨가 정식 교사가 된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씨는 지난 2010년 제주한라대학교 유아교육과를 졸업하자마자 배움을 풀어낼 곳으로 보육실습을 했던 해안어린이집을 선택했다. 일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갈 수 있었음에도 갓 졸업한 새내기 보육교사가 장애아전담기관을 선택한 것은 의외다. 주변 친구, 지인, 교수님조차 박씨의 선택에 "왜?"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한마디로 '뜨악'하더라고요. 하지만 (해안어린집에)보육실습 갔을때 본 아이들의 매력적인 모습을 잊을 수 없었어요. 만약 내가 정식 교사가 돼서 이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하지만 정식 교사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박씨는 "비장애 아이들처럼 제가 이야기할때 말을 들어주거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아닌데다 저도 열정만 넘쳤지 (장애아동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보니 장애전담교사를 선택한데 조금씩 회의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런 혼란기를 1년 겪은 박씨는 좀 더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올해 모교의 4학년 전공심화과정에 들어갔다. 박씨는 그곳에서 만난 서 교수와 장애아동들의 인권, 권리를 얘기하게 됐고 서 교수의 권유로 논문을 함께 쓰게 됐다.

"교수님은 항상 장애아라고 해서 그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 아니다고 말씀하세요. 덕분에 제가 만난 아이들도 여느 아이들처럼 자신만의 능력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죠. 그런 시선으로 아이들을 대하다보니 조금씩 변화하는 제 모습과 아이들을 볼 수 있었어요."

박씨는 논문을 쓰면서 교사의 시각 변화에 따라 장애아이들도 성장·변화할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장애전담 보육교사로서의 자긍심도 얻었다. "어디를 가든 장애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껴요. 좋지만은 않죠. 심지어 어린 아이들조차 장애친구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편견을 느낄 때가 있어요. 장애아이들의 입장에서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들도 여는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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