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박해와 조선 원정의 전모

천주교 박해와 조선 원정의 전모
'1866 병인년 프랑스가 조선을 침노하다: 두 번째 이야기'
  • 입력 : 2013. 04.26(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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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년(고종 3) 초 흥선대원군은 천주교 금압령(禁壓令)을 내리고 프랑스 신부와 남종삼을 비롯한 8000여 명의 신자를 학살한다. 당시 프랑스 선교사는 12명 중 9명이 잡혀 처형되고 3명 중 리델(Ridel)은 중국으로 탈출해 주중 프랑스 함대사령관 로즈에게 박해 소식을 알리면서 보복 원정을 촉구했다. 결국 프랑스는 조선에 선전포고를 하고, 로즈는 대함대를 이끌고 내침하게 된다. 1866년 7월 13일, 드벨로네 주청 프랑스 공사대리는 로즈 사령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조선 왕위를 물려받을 왕자는 천주교도이어야 한다면서 원정을 촉구했다.

"사령관, 본인은 사령관께서 선교사들과 천주교도들을 학살하는 데 참여한, 모든 실망을 안겨 준 권력자들의 종복들을 일벌백계하실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완전한 속죄와 민심을 향한 호소를 위해서는 모든 죄인들의 재산을 희생자 가족들에게 나누어 주고, 또한 국고 수입의 반을 몇 년 동안 이 위대한 심판과 보상에 사용했으면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와 프랑스에 약탈당한 '외규장각 의궤'를 고국의 품으로 되돌린 고(故) 박병선 박사의 유작이 서거 2년 반만에 세상에 빛을 보았다. 이 책은 그가 사망 직전까지 병마와 사투를 벌이면서 우리에게 알리려고 했던 병인양요에 대한 기록이다. 전작이 외규장각 도서가 프랑스에 약탈됐음을 밝히고 한국 반환을 촉구하기 위해 프랑스인들에게 병인양요의 역사적 사실을 알리기 위해 펴낸 것이었다면, 이번에 발간한 두 번째 이야기는 로즈 제독이 본국 장관에게 보낸 서한(보고서), 프랑스 정부의 공문과 외교문서, 참전병사나 학자들이 귀국 후 쓴 논문, 보도 등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기록이다.

현재 프랑스가 소장한 병인양요 관련 자료는 크게 세 부분이다. 첫째는 프랑스의 조선 원정 함대의 함대장이었던 로즈 제독이 해군성 장관에게 보낸 필사본 보고서이고, 둘째는 당시 프랑스 공문서·통보·회보·학술지·각종 자연과학 관련 잡지 등에 수록된 관련 기사 및 자료 등이며, 셋째는 원정 전후 프랑스 정부의 공문과 외교문서 등이다. 당시 조선을 둘러싼 열강 세력들의 동향, 국제정세, 조선의 정치 및 군사적 상황, 풍속 및 문화 일반에 대한 상세 보고 등 매우 가치 있는 자료들이다.

저자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 사료들의 작업이 마무리되기를 소망했으나 끝을 보지 못한 채 지난 2011년 외규장각 의궤를 고국의 품으로 돌리고 유명을 달리했다. 조율.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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