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 제주바다사랑실천협] "청정 바다 우리손으로 지킵니다"
정기적 연안 정화·청소년 생태체험 꾸준바다 미래자원 주목 모니터링·환경교육
"제주 바다를 우리 손으로 지키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조만간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다.
제20회 한라환경대상 '대상'을 차지한 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이하 바사모·사진). 이들은 2005년 5월 '제주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출발한 이래 제주 연안 쓰레기 수거 활동 등을 꾸준히 펼쳐온 단체다.
제주도에서 마련한 연안교육 수료자들이 "이대로 끝내지 말고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며 뭉친 게 시작이었다. 하나둘 자발적으로 모여 바다 청소에 나서고 해양 생물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레 월 1회 정기적 모임이 이어졌고 어느새 퇴직 교원, 환경 관련 전문가, 자영업자, 교사, 주부 등 500여명을 회원으로 둔 '바사모'로 커갔다.
회원들은 제주도 전 지역 연안에 걸쳐 정화 활동을 벌여왔다. 연 10회씩 지금까지 80회 넘게 연안을 청소했고 수거한 쓰레기 분량만 45톤을 웃돈다. "바사모가 지나간 자리엔 에머랄드빛 바다로 바뀐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월령 해안에서 바다 정화활동을 끝낸 '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바사모 제공
'바사모'는 연안 쓰레기줍기 만이 아니라 미생물을 배양해 바다 오염을 예방하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다생물 모니터링, 연안 생태관광 자원 발굴, 찾아가는 환경교실도 '바사모'가 관심을 쏟는 분야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엔 '바사모'의 특색 사업중 하나인 환경사랑과 묵향이 만난 환경사랑서예대전이 열린다. 미래 세대인 청소년과 함께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7회를 치러온 청소년 바다사랑 백일장과 생태체험 대회가 그것이다. 오는 8월에는 서귀포 지역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바다 환경 보전을 필요성을 알리는 대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김평일 '바사모' 회장은 "제주는 연 1000만 관광객 시대를 눈앞에 둔 보물섬으로 청정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걷기 행사, 관광낚시 등이 각광받을 것"이라며 "이같은 시대적 흐름에 부응할 수 있도록 '바사모' 회원들은 그동안 지속해온 연안 정화 활동과 함께 제주연안 모니터링, 도내외 섬 답사 등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단체 최우수 -제주해경] 해양환경지킴이 파수꾼 역할 '톡톡'
지난해 화물선 좌초 기름 유출 인근 해안가 오염 위기해양경찰서 장비 총동원해 8일간 해양오염 방지 총력
바다가족의 안전뿐만 아니라 청정한 제주바다의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제주지방해양경찰청(청장 송나택)이 제20회 한라환경대상 단체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지난해 7월 10일 오전 1시 9분쯤 일본 미즈비시항을 출항에 중국 광동성 남사항으로 항해중이던 벨리제 국적 화물선인 롱산호(1701톤)가 항해부주의로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포구 남동쪽 약 1.1km 해상에서 좌초됐다.
롱산호가 좌초되면서 선체 밑바닥에 파공이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중질유의 기름 약 35톤이 유출돼 인근 해안가를 오염시킬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
특히 제7호 태풍인 카눈이 제주지역으로 접근하면서 기름유출로 인해 해안가 오염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민과 해녀들의 시름이 깊어진 상황이었다.
▲제주해경은 해안가를 중심으로 쓰레기 수거 등 환경정화 활동을 벌이면서 바다의 안전뿐만 아니라 청정환경까지 지켜나가고 있다. 사진=제주해경 제공
이에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일선 해양경찰서에 보관중인 장비(유회수기·해상 예인형 기름이적용기 등)를 총동원해 8일간 기름이적작업을 벌여 해양오염을 방지했다.
또한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달 5일 제주연안에 갯녹음이 발생, 해양수산물의 성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귀포시 하예동 포구에서 11개 기관과 단체 회원 등 2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바다 식목일 행사를 개최하는 등 해양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 외에도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해 깨끗한 어촌만들기(6개 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어선생활쓰레기 221톤, 선저폐수, 6.7톤을 회수했고, 올해는 13개 마을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또 기상악화시 서귀포시 화순항으로 피항하는 중국어선에 해양오염예방 홍보물 1000부를 제작, 배포했다.
송나택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은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해양경찰 업무 외에도 환경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사명감을 갖고 청정 제주바다를 보전하는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개인 최우수 - 이병돈씨]열정 가득한 지역 청정자연 가꾸기
바다·하천 오염 밤낮없이 추적생활주변서 환경가꾸기 운동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에 사는 이병돈(65·사진)씨에게 바다는 늘 가까이 있지만 보물같은 존재다. 그래서 청정바다 환경이 훼손되지 않을까가 늘 걱정이고, 직접 환경파수꾼으로 나서 주민들의 환경의식을 일깨우는 일을 멈추지 않으면서 제20회 한라환경대상 개인부문 최우수상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이씨는 2002년 곽지과물해변 인근에 있는 전분공장 인근 자연석이 시꺼맣게 변해가는 원인이 공장에서 밀물 때 무단으로 배출하는 오폐수와 노후한 기계설비로 인한 썩은 철물이 흘러든 때문이라고 보고, 일주일간 밤낮없이 공장을 지켜선다. 그리고 전분공장의 실태를 행정기관에 조사토록 요청했고, 결국 공장은 문을 닫는다.
2002년과 2003년 태풍 '루사'와 '매미'가 제주를 강타했을 때 애월읍 금성천에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유입됐다. 이를 수상히 여겨 하천 상류의 상황을 역추적해 당시 건설중이던 골프장에서 공사중 방치해둔 폐기물이 원인임을 확인하고 이를 시정토록 요구한 이도 바로 이씨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자연환경보전명예지도원북제주군지부 회장을 맡아 매달 자연정화의 날 지정 운영, 양돈단지 폐수처리실태 점검, 골프장 농약사용 실태와 관리상황 조사, 자연습지 실태 점검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환경보호활동을 펼쳐왔다.
이렇듯 이씨의 일상에는 제주의 청정 바다와 자연환경을 지키려는 실천적 마음가짐이 늘 녹아있다. 지역의 해변을 가꾸는 일은 물론 영농활동에서 발생하는 폐비닐 처리 운동과 올레길 지킴이 활동,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까지 주변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꾸준히 열정을 쏟고 있다.
이씨는 "우리 지역의 바다와 자연환경을 잘 가꿔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생활주변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환경 가꾸기 운동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심사평]일상에서 환경친화적 삶 실천 기대
제주의 환경보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제주도민과 기관 또는 단체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아울러 환경보전 실천운동을 널리 확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매년 시상하고 있는 '한라환경대상'이 올해로 20회를 맞이했다.
올해도 한라환경대상에 응모해 주신 개인과 단체에 감사드린다.
올해 대상에는 퇴임한 교장선생들이 주축이 되고, 문인, 환경교육지도자,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체인 '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가 선정됐다. 자신들의 평생의 경험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환경실천을 위한 교육지원 활동을 꾸준하게 실천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
단체부문 최우수에는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이 선정됐는데, 현업에서 자신들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면서도 도민들의 해양환경보호 의식을 고취하는 데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근무해온 해양경찰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고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개인부문 최우수로 선정된 이병돈 선생은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에서 환경보호활동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환경의식을 고취하는 데 남다른 열정과 관심으로 꾸준히 실천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모두가 잘 알다시피 올해는 제주도가 세계환경수도로 나아가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 해이기도 하다. 세계환경수도가 되려면 제주도민 모두의 삶 자체가 환경친화적이어야 하는 것은 기본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환경을 지키고 가꾸는 그런 실천적 단계를 뛰어넘어 우리 모두의 삶의 구석구석에서 환경을 배려한 마인드가 스며들도록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의 삶 자체가 환경친화적이지 못한다면 그 어떤 구호나 활동도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년부터는 이런 차원의 한라환경대상 수상자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수상자 모두에게 축하드리며, 수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분들께도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이기호 제주대 환경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