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망각할 수 없는 비극을 기록하다

결코 망각할 수 없는 비극을 기록하다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금요일엔 돌아오렴'
  • 입력 : 2015. 01.16(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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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아직도 현재진행형
일분일초의 또렷한 기억이야기
한컷의 삽화와 텍스트로 표현돼

참사를 겪지 못한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자신의 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리는 그들의 마음을 실제로 이해할 수 있을까. 한동안 사춘기로 힘들게했던 아이가 건강하게 잠든 모습을 보면서 참사를 겪은 이들을 생각하면서 '죄스러움'에 눈물흘린 적이 있다면 주목해야할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이 출간됐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를 다룬 책과 기사가 쏟아져나왔지만,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참사가 있고난 뒤 9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사건 당일의 일분일초를 또렷하게 기억해내는 부모들의 이야기는 전대미문의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닐 뿐 아니라 뛰어난 기록문학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대표 김순천, 이하 작가기록단)'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그해 12월까지 단원고 희생학생 유가족들과 동고동락하며 그중 부모 열세명을 인터뷰하여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은 기존의 언론매체가 보도하지 못한 유가족들의 애타는 마음, 힘없는 개인이 느끼는 국가에 대한 격정적인 분노와 무력감, 사건 이후 대다수 가족들이 시달리고 있는 극심한 트라우마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중요한 기록이다. 가족대책위 차원의 공식 인터뷰집이라는 점에서, 그 기록들이 객관적이고 간결한 기억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어찌보면 이것은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했던 가족을 기다리는 유가족들이 가 닿을 수 없는 수백개의 금요일에 관한 기록이다.

특히 윤태호·유승하·최호철·손문상·조남준·홍승우·마영신·김보통 등 8명의 대표적인 만화가가 총 13편의 삽화와 표지화를 그리는 일에 동참해 눈길을 끈다. 슬픔이 텍스트뿐만 아니라 한컷의 삽화로 표현된다.

1부 '살아갈 날들을 위한 기록'은 희생자들을 추억하는 가족들의 여러 모습을 담았다. 공황장애 때문에 집안에서 주로 생활해온 김건우 학생 어머니는, 진상규명 활동을 위해 광화문광장에 나올 결심을 하곤 한발 한발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가까스로 걸음을 내딛는다. 단 하나의 혈육을 잃고 혈혈단신이 된, 김소연 학생 아버지 편은 한부모 가정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상황이 그의 사투리에 실려 애잔하게 전달된다. 2부 '기억하는 사람들, 기록하는 사람들'에는 전국 각지에서 유가족을 대표해 활동하는 부모들의 이야기가 주로 실려 있다. 3부 '사람의 시간, 416'은 아픔을 딛고 자신의 처지를 용감히 직시하고 성찰해내는 방식을 보여준다. (주)창비.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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