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선택한 특성화고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실습중인 중문고 학생들. 강경민기자
스스로 의지로 특성화고 선택다양한 기회·경험 다진 시간고졸 편견 깨는 최고 사원되고파
"제 스스로의 의지로 특성화고를 선택했어요. 시간을 돌린다해도 해도 제 선택은 지금과 다르지 않을 거예요."
다시 중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 바로 답을 내놓는다. 당당하다 느낀 첫 인상에 맞는 야무진 대답이었다.
중문고등학교 의료관광과 3학년인 김소은(18·서귀포시)양은 올 7월부터 대한법률구조공단 서귀포지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곳에서 김 양은 송무업무와 기록보존 등 행정업무를 맡고 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공단에서 하는 일이 너무 달라 처음엔 힘들었지만 김 양은 포기하지 않고 공부에 매달렸다고 했다.
업무에 필요한 법률용어와 소송서류에 대해 시간날 때마다 외우고 또 외우는 일이 반복됐고 그런 노력 덕에 그녀는 지금 업무를 차질없이 해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일을 시작한지 3개월여만에 얻은 뿌듯함. 그녀는 특성화고가 아닌 인문계고에 갔다면 지금의 뿌듯함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중문고 의료관광과 3학년 김소은양.
예전에 김 양은 당연히 인문계고로 진학해 대학을 가야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러 학교의 입학설명회에 참여하며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기회와 발전 가능성에 매료됐다. 그리고 비슷한 성적대의 친구들이 인문계고를 선택할 때 특성화고로 진학했다. '취업'으로 가는 지름길로 그녀는 특성화고를 선택한 셈이다.
김 양은 "대학도 어찌됐든 취업이 목적이기 때문에 더 공부해서 대학을 가는 것보다는 특성화고에서 더 많은 기회와 더 많은 가능성을 갖고 취업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 스스로의 의지로 특성화고를 선택했고 그 선택이 목표가 되어 하나의 기회를 만들어 줬다"며 "목표없이 인생을 허비하고 있을 저에게 목표를 만들어주고 가능성을 열어준 특성화고에 진학한 것에 대해 전혀 후회가 없다"고 단언했다.
만약 인문계고에 갔다면 좋지 않은 성적에 매일 스트레스만 쌓이는 그런 시간 속에서 어느 대학에 진학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인생을 허비하고 있었을 거라는 김 양. 그녀는 "그런 고민에서 어느 정도 해방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지금은 제 꿈을 위해 하루하루 나아가고 있다"고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이와 일맥상통했다.
김 양은 "대학 진학만이 밝은 미래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뚜렷한 목표가 없는 대학 진학은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성공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게 될뿐 아니라 대학에 진학해도 졸업 후 지금과 같은 고민을 또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기 보다 앞으로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것을 권한 그녀는 "선택 끝에 후배들도 저처럼 특성화고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남보다 일찍 '취직'목표를 이룬 김 양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일단은 현재 근무처에서 인정받는 직원이 되는 것이다.
김 양은 "많은 어려움과 힘든 시기를 겪고 입사한 만큼 적극적으로 실천해 모두에게 인정받고 '고졸'이라는 편견을 없애줄 수 있는 최고의 사원이 되고 싶다"며 "3년 후에는 중앙대학교 지식경영학부에 입학해 경영학사를 취득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