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다

글씨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다
강창훈·이부록의 '추사 김정희…'
  • 입력 : 2016. 01.15(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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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반찬은 두부와 오이와 생강과 나물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리는 아내와 자식과 손자가 한자리에 앉는 것이다.' 김정희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쓴 구절이다. 소박한 기쁨을 이야기한 것이다.

추사 김정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자기만의 글씨체를 이룩하고 조선시대에 이름을 떨친 학자 김정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 알고 있다. 그 이상 김정희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가 무엇을 연구했는지, 동아시아에서 그의 위상은 어떠했는지, 추사는 왜 그토록 칭송받았는지 말이다.

추사 김정희의 삶과 학문, 그리고 예술세계를 담은 인물이야기 '추사 김정희, 글씨로 세상에 이름을 떨친다'가 나왔다. 강창훈이 글을 썼고 이부록이 그림을 그렸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김정희를 단순히 뛰어난 서예가 정도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당시 조선후기 시대의 학문적 경향을 엿볼 수 있으며, 명나라가 지고 새롭게 부상한 청나라를 위시한 국제관계를 되짚어볼 수 있다. 그리고 당시 예술사의 흐름 또한 엿볼 수 있다.

이런 의미 때문에 초등학교 교과과정 곳곳에는 추사와 이 시대의 예술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김정희에 관한 인물이야기는 서너권에 지나지 않으며 이마저도 아주 오래된 책이다. 이 책은 최근의 연구성과를 반영하고 추사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구성해 그의 학문과 예술세계를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했다.

추사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당쟁과 모함에 휩쓸려 모진 고문을 당하고, 유배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추사는 결코 꺾이지 않는다. 유배지에서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자신만의 서체를 이룩했다. 추사의 글씨는 끈질긴 노력과 집념이 만들어낸 걸작이다.

이 책은 사계절출판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빛나는 미술가' 시리즈의 한권이다. 동서양 미술가들의 삶과 예술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인물이야기로 구성해 출간하고 있다. 특히 파인아트 작가 이부록의 옛 그림과 글씨에 현대적인 기호와 상징을 결합시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 새로운 이미지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사계절출판사. 1만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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