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돈 아닌 사람 중심 사회가 답이다

[책세상]돈 아닌 사람 중심 사회가 답이다
박세길의 '선언'
  • 입력 : 2016. 07.08(금) 00:00
  • 손정경 수습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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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사회는 좌표를 잃었다. 승자독식을 옹호해온 그간의 돈 중심 사회는 '헬조선(희망 없는 지옥 같은 한국이란 신조어)'이란 보통명사를 만들어냈다. 또한 돈 중심 사고에 마비된 사회의 도덕 감각은 세월호 참사,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에서 보듯 누군가의 목숨까지 앗아갔다. 분명 이대로는 안 된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 사회를 바꿔내야 할지 막막한 게 현실이다.

저자 박세길은 ‘선언’에서 돈 아닌 사람 중심 사회로의 전환이 그 시작점일 수 있다고 전한다. 현재는 사람이 돈을 위한 수단이던 산업사회에서 사람의 창조력이 가치창출의 원천인 탈산업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역사의 변곡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낡은 자본주의의 논리에만 갇혀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럼 사람 중심 사회의 도래는 불가능한 것일까.

저자는 청년세대가 사람 중심 사회를 만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사람 중심 사회의 조건으로 저자는 개방성, 수평성, 다양성을 꼽았다. 획일적 사고, 수직적 위계질서 하에서는 창조력이 힘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2008년 청년들의 촛불시위현장은 위 세 조건이 철저히 충족된 현장이었다며 그 믿음의 이유를 설명한다.

"'지극히 개방적이고 수평적이며 다양성이 극대화된 전혀 새로운 관계'를 거대한 행위예술로 표현해낸 사건이었다. (중략) 촛불시위가 지도부와 대중, 주체와 객체의 분리를 온전히 극복했음을 말해준다. 시위대 모두가 기획의 주체였으며 스스로를 이끈 지도부였던 것이다."

새 사회를 열망하지만 그 방법을 몰랐던 이들에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람 중심 사회라는 한 좌표를 제시한다. 그리곤 ‘선언’한다.

“역사의 계절이 바뀌면 사상의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선언’은 내가 편력했던 기성의 모든 사상 체계로부터의 독립 선언이다. (중략) ‘선언’의 목표는 사상의 역사에서 새로운 막을 올리는 데에 작은 디딤돌을 놓는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저자의 ‘선언’은 강력하다. 하지만 거부감은 적다. 사람 중심 사회는 그가 제시한 한 좌표일 뿐 결코 정답이라 주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선언’을 디딤돌 삼아 집단지성이 모여 최종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의 목적임을 처음부터 분명히 한다. 그리곤 책의 말미에서 묻는다. 지금 책을 덮는 당신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자문하고 있냐고, 그 물음은 사람 중심 사회의 현실화에 대한 열망의 징표라고, 가슴이 뛴다면 자신의 사색에 동행하지 않겠냐고 말이다. 윤출판.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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