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혁명은 어디에서 오는가?

[책세상]혁명은 어디에서 오는가?
알베르 소불의 '프랑스 대혁명'
  • 입력 : 2016. 07.22(금) 00:00
  • 조흥준 수습기자 chj@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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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역사적 사실은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쿠테타'라는 말처럼 정권을 장악한 승리자의 관점에서 정의되곤 한다.

여기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있다. 중세와 봉건, 억압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려는 자유와 평등, 박애의 가치를 지녔다는 점에서 인류 역사의 전환점이 되는 혁명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오늘날의 세계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자유 민주주의를 비롯한 '거의 모든 것'들이 이 혁명에서부터 비롯됐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알베르 소불이 쓴 방대한 프랑스 혁명사를 '개념적으로' 압축하고 있다. 서두는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특징을 설명하고 본문은 프랑스 혁명의 역사를 상반된 입장에서 대립된 구조로 서술하고 있다. 마지막 결론은 혁명으로 변화된 프랑스의 현실과 세계사 속에서 프랑스 혁명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들려주고 있다.

"프랑스 대혁명은 타협하지 않는 반봉건적인 성격을 통해서 두 차례나 부르주아지 혁명으로서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했기 때문에 농민 혁명이자 민중 혁명이기도 하다."

소불은 상-퀄로트(상류층이 입었던 몸에 착 달라붙는 짧은 바지인 퀄로트를 입지 않은 사람이란 뜻으로, '민중'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의 역할에 주목한다. 프랑스 혁명이 특권 계급이 아닌, 국민의 대다수였던 제3신분들에 의해 이뤄진 민중 혁명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혁명을 주도한 세력과 사회 구조로 인한 근본적 적대 관계를 혁명의 근본적 원인으로 꼽으면서도 저자는 그 시기의 다양한 요인들도 간과하지 않고 있다. 즉 혁명의 본질을 '경제적 상황과 생산·소유의 형태'로만 제한하지 않고 '기근과 굶주림'이 민중 봉기를 일으킨 식량 위기와 인구 증가가 혁명의 촉발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상-퀄로트 민중 운동은 혁명을 이끈 산악파 및 자코뱅파의 부르주아지 못지않은 강력한 집단적 개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결국 소불은 프랑스 대혁명을 '민중의 지지를 받은 부르주아의 혁명'이라고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프랑스 혁명이 지닌 역사적 현실성과 사회적·민주적 특수성을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이는 프랑스 혁명을 위험한 전례로 간주하는 위기의식의 반증이기도 하다. 때문에 우리는 프랑스 대혁명에 대해 좀 더 다양한 시선으로 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두레.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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