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몰락한 중산층 부활 해법은 '기본소득'

[책세상]몰락한 중산층 부활 해법은 '기본소득'
피터 반스의 '우리의 당연한 권리, 시민배당'
  • 입력 : 2016. 08.05(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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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이상적일 수 있지만 실현 가능한, 어쩌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우리의 권리를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피터 반스는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을 찾는 데 천착해온 저술가이자 기업가이다. 중산층의 몰락을 목격한 그가 그 해결책으로 '공유재 시민배당(기본소득)'을 제안한다. 이는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이면 누구나 그 사회가 공동으로 소유한 재산에 일정한 지분이 있기 때문에 공유재에서 나오는 이익을 배당받을 정당한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의 당연한 권리, 시민배당'은 몰락한 중산층을 부활시키고, 모든 사회 구성원이 존중받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자본주의로 나아갈 해법을 알려준다.

피터 반스에 따르면 미국의 현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상위 20% 계층이 전체 부의 80% 이상을 소유한 현실 말이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확산된 불평등은 단순히 부의 소유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극히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평등한 사회보다 살인, 비만, 심혈관 질환, 정신 질환, 약물 남용, 영아 사망, 미성년자 임신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부유해지려는 도전 정신은커녕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믿음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자본주의에서 창출되는 소득은 크게 노동소득과 비노동소득(재산소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최상층만 비노동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해왔다. 그러나 피터반스는 이러한 전제에 반론을 제기한다. 우리 사회에는 시민 모두가 공동으로 소유한 재산(공유재)이 있으며, 공유재에서 나오는 이익을 동등하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면 모든 시민이 노동소득을 보완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비노동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알래스카주가 유전 채굴권 수입을 영구기금으로 만들어 모든 주민에게 매년 1000달러가 넘는 배당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피터 반스의 주장처럼 현재로선 공유재 시민배당이 중산층을 되살리고 생태적 위기를 극복하는 유력한 해법이다.

제주대 법대 교수를 역임하고, 시민운동을 거친 뒤 현재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승수씨는 이 책의 해제에서 피터 반스가 주장하는 비노동소득이 보장되면 노동의 지위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과로와 저임금을 강요하는 노동을 거부할 권리가 보장되면 고용주들도 임금과 노동 조건을 개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대선 옮김. 갈마바람.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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