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돌고래가 있어야 하는 곳은 바다

[책세상]돌고래가 있어야 하는 곳은 바다
남종영의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 입력 : 2017. 05.26(금) 00:00
  • 홍희선 기자 hah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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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방법
우리가 알아야할 동물복지는

4년전 방사된 제돌이, 지금은?

2012년 3월 3일 '한겨레' 토요판 1면에 '제돌이의 운명'이 실렸다. 기사가 나간 후 서울대공원의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서울시가 움직였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박원순 시장은 같은달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돌고래쇼를 잠정 중단하고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낼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 '제돌이의 운명'을 쓴 이가 바로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의 저자다.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는 2011년 7월 불법포획된 돌고래들이 서울대공원 돌고래 쇼에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 제돌이의 야생방사과정과 방사 후 기록도 담고있다.

제돌이의 야생방사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오랜 시간 수족관에서 냉동생선을 먹으며 길들여진 돌고래가 살아있는 물고기를 사냥하며 야생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였다. 하지만 2013년 당시 제돌이를 비롯해 야생방사를 기다린 돌고래들은 이런 인간들의 걱정을 비웃듯 활어를 금방 잡아먹기 시작했다. 제돌이와 함께 방사를 준비 중이던 삼팔이는 가두리 망을 뚫고 스스로 탈출하기도 했다.

이렇듯 돌고래를 잡아오고, 그들을 수족관에 맞게 쇼에 맞게 길들이고, 다시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다른 생명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하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해녀가 '물알로(‘물 아래로’ 라는 뜻의 제주방언)'를 외치며 돌고래에게 길을 내준다. 나는 돌고래가 이 말을 알아듣는다고 생각한다"며 "인간은 동물을 착취하고 이윤의 수단으로 삼지 말고 서로 갈 길을 가도록 무심하게 놔둬야 한다. 그것이 인간과 동물이 함께 잘 사는 방법이다"라고 말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대한민국 돌고래쇼의 역사부터 돌고래 불법 포획 문제, 돌고래라는 동물에 대한 이해, 동물 복지와 생명 정치의 문제, 제돌이시민위의 출범과 야생방사, 그리고 방사된 돌고래의 최근 모습까지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거창하게 말하지면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돌고래와 동물 복지에 대한 모든 것이 이 책에 있는 것이다.

한편, 지난 22일 제주 남방큰돌고래 대포·금등이도 1997년과 1998년에 불법 포획된 후 제주도내 돌고래 공연장에서 공연하다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진 지 약 20년 만에 제주바다로 돌아왔다. 이들은 2개월 간 자연적응 훈련을 거친 뒤 7월에 방류될 예정이다. 한겨레출판사.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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