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한가위 / 가볼만한곳]가을빛 제주, 그 속에서 걸음걸음 쉼표를 찍다

[즐거운한가위 / 가볼만한곳]가을빛 제주, 그 속에서 걸음걸음 쉼표를 찍다
  • 입력 : 2017. 10.02(월)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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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보롬왓 메밀밭에서 방문객들이 하얀 메밀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고 있다. 한라일보 DB

메밀 최대 생산지 제주
곳곳에 하얀 메밀꽃 절정…축제에선 체험 행사 다채

바람의 꽃, 억새로 물든 제주
오름에서 펼쳐지는 은빛 군무…붉게 물든 '핑크뮬리' 이색적

유례없는 열흘 간의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명절 음식 준비로 쌓인 명절 스트레스도, 빡빡한 직장생활에 당연해져버린 업무 스트레스도 떨쳐버릴 기회다. 가을을 맞아 더욱 풍성해진 제주는 마음의 쉼표가 돼 줄 것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짙은 녹음이 가득한 숲, 바람에 일렁이는 은빛 억새와 하얀 메밀꽃 등 보기만 해도 마음을 치유해주는 경관이 섬 곳곳에 펼쳐진다.

▶숨막히는 아찔함 '하얀 눈꽃'=메밀 최대 생산지인 제주 곳곳에 메밀꽃이 절정을 맞았다. 소금을 흩어뿌린 듯 촘촘히 박힌 하얀 꽃이 일렁인다. 하얀 메밀꽃과 둔덕한 오름, 파란 하늘은 그림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위치한 보롬왓영농조합은 오는 5일까지 메밀꽃 축제를 연다. 축제기간 달빛 아래 그림책 읽어주기, 메밀밭 사잇길 쥐불놀이, 소원 달 풍선 날리기 체험 등이 프로그램 일정에 맞춰 진행된다. 하얀 메밀꽃과 더불어 콩, 조, 밭, 수수 등 다양한 작물 어우러져 천연 오색빛깔을 즐길 수 있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농장이 개방되며 9만9000㎡의 드넓은 농장에서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를 상시 체험할 수 있다.

제주시 오라동 산76에 위치한 오라동 메밀밭에서도 10일까지 '제주오라메밀꽃축제'가 열린다. 하얀 메밀꽃 가운데 듬직한 한라산 자락을 등지고 서면 눈앞으로 제주의 푸른 바다와 제주시내가 펼쳐진다. 지난 주말 송당 메밀꽃축제가 진행됐던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산 164-4번지)에 위치한 송당리 메밀밭도 여전히 개방돼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아부오름과 TV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백약이오름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여행 일정을 짜기 좋다.

은빛 억새가 장관인 '산굼부리'. 사진=한라일보 DB

▶바람의 꽃 억새의 향연=바람의 꽃이라 불리는 억새도 장관이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또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여러 모습을 선보이는 은빛 억새. 이 억새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제주 동부권에서는 산굼부리와 아끈다랑쉬오름을 추천한다. 산굼부리는 바깥둘레 약 2700m에 넓이가 30만㎡에 이르는 초대형 굼부리 일대가 온통 억새물결로 마치 은빛 융단을 펼쳐놓은 듯하다.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사람이 많아도 억새에 파묻힌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아끈다랑쉬오름은 오름 전체가 억새로 뒤덮였다. 정상까지 10분이면 오를 수 있고 억새들이 좁은 길 양 옆으로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 두 오름 인근에 위치한 제주시 구좌읍부터 성산읍 수산리까지 약 10㎞에 이르는 금백조로는 억새를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를 달리다보면 아담히 솟아오른 오름들과 억새들판이 어우러진 절경을 볼 수 있다. 제주 서부권의 경우 새별오름과 금악오름, 평화로가 억새의 군무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새벽 하늘에 샛별처럼 외롭게 서 있다고 해서 새별오름이라 불리는 오름은 전면이 억새물결을 이룬다. 예전 억새꽃 축제가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금오름(금악오름)은 오름 분화구에 고인 호수(화구호)가 있는 몇 안되는 오름이다. 비가 온 뒤엔 은빛 억새와 물이 고인 화구호, 푸른 협재바다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을 붉게 수놓은 '핑크뮬리'. 휴애리 제공

▶몽환적인 연분홍 억새=은빛 억새도 매력이지만 빨간 노을빛을 받아 붉게 물들어가는 억새도 매혹적이다. 노을빛에 젖은 듯 몽환적인 연분홍 빛을 내는 억새군락도 도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끈다. 바로 핑크뮬리(분홍쥐꼬리새)라 불리는 억새다. 핑크뮬리는 은빛이 아닌 분홍빛을 띠는 억새로 헝클어진 머리카락같은 느낌이다. 빛이 잘 드는 양지에서 자라 가뭄에 강해 해가 잘 드고 물 빠짐이 좋은 제주에서 자라기 좋다. 핑크뮬리 군락으로 이름을 알린 곳은 노아의 방주모양을 형상화한 방주교회와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키친오즈카페와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 위치한 마노르블랑카페가 있다. 다양한 꽃과 나무가 있어 사계절 내내 다른 느낌을 즐길 수 있는 노리매 공원과 흑돼지, 감귤체험을 할 수 있는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서도 핑크뮬리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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