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작가의 산책길 코스

[휴플러스] 작가의 산책길 코스
천천히 걸어볼까요… 해설사와 함께 ‘작가의 산책길’을
  • 입력 : 2018. 05.31(목) 21:00
  • 조흥준 기자 chj@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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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미술관. 사진=조흥준기자

이중섭·변시지·소암 현중화 미술관 관람
칠십리詩공원·자구리해안 공원 산책코스

주말엔 각종 공연·체험 프로그램 등 ‘풍성’

제주하면 올레길이 떠오르는 것처럼 서귀포에는 작가의 산책길이 있다. 원도심 구석구석을 걷고 곳곳을 누비며 구경할 수 있어 '지붕 없는 갤러리'라고도 불린다. 작품이나 전시를 좋아하는 관람객도, 걷기를 좋아하는 뚜벅이 여행자도, 공연이나 체험 등을 좋아하는 구경꾼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만한 감성 충만한 길. 더구나 혼자가 아니다. 주말 오후 1시면 어김없이 작가의 산책길 해설사가 이중섭미술관(공원)에서 감성에 젖고 싶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여러 팀이 신청을 해도 해설사가 각각의 일정에 맞춰 코스 및 시간을 조정해 주기도 한다. 평일에도 10명 이상의 단체는 해설사 예약(064-732-1963)이 가능하다. 자, 그럼 우리 함께 천천히 걸어볼까요.

▶눈과 귀가 즐거운 길='작가의 산책길'이지만 특정 작가로 한정 짓지 않는다. 서귀포 하면 떠오르는 이중섭 화가에 이어 바람의 화가 변시지, 서예가 소암 현중화까지 그들을 기리는 미술관이 코스 중간중간에 위치해 있다. 각각의 미술관에서는 그곳에 있는 해설사들을 통해 소소한 정보들을 들을 수 있고, 일정한 기간을 주기로 교체 전시되는 기획전 등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중섭 거주지

▷이중섭미술관=황소 그림으로 널리 알려진 이중섭은 우리나라 근대 미술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가이다. 6·25 전쟁 중 1·4 후퇴 때 아내와 어린 두 아들과 함께 서귀포에 1년 남짓 머문 이중섭은 가난하고 비좁은 단칸방 생활을 이어가야 했지만, 그에게 있어 미술에 새로운 영감과 소재를 선사하는 등 가장 의미있는 장소이자 시간이었다. 서귀포에서 그는 담배 포장지에 그림을 그린 '은지화'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를 기리기 위해 2002년 설립된 이중섭미술관은 42점의 은지화를 비롯해 그와 관련된 각종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서귀포시 이중섭로 27-3, 입장료 1500원,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월 휴무), 문의 064)760-3567

기당미술관에 재현된 변시지 화백의 방

▷기당미술관=외돌개와 삼매봉도서관 근처 한적한 곳에 있는 이곳은 서귀포 법환 출신 재일교포 기당 강구범 선생에 의해 건립돼 1987년 개관된 우리나라 최초의 시립미술관이다. 이곳에서는 제주를 대표하는 변시지 화백이 바람의 섬 제주를 황톳빛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다. 이중섭미술관과 마찬가지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 변시지 화백의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기획전시로는 7월 15일까지 어린이환경 미술전 '반짝반짝 고물상'을 비롯해 재활용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 작품과 체험도 가능하다. 서귀포시 남성중로153번길 15, 입장료 1000원,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월 휴무), 문의 064)733-1586

▷소암기념관=이중섭미술관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도심 속에 위치한 이곳은 20세기 한국 서예의 거장 소암 현중화 선생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기 위해 2008년 개관한 기념관이다. 물과 나무와 조화를 이룬 아기자기한 정원 같은 건물로 1층에서는 소암 현중화 선생의 서예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기념관 오른편 조범산방은 현중화 선생이 실제 기거했던 공간이다. 2층에서는 기획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데 현재 개관 10주년을 맞아 '일상의 예술: 제주 민화전'이 7월 18일까지 전시 중이다. 문자도 등 독특한 제주의 민화와 함께 민화그리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서귀포시 소암로 15, 관람시간 9시~오후 6시(월 휴무), 관람료 무료, 문의 064)760-3511

▶손과 발이 즐거운 길=걷는 걸 좋아한다면 천지연 폭포를 끼고 있는 칠십리시공원과 자구리해안에서 소남머리 서복전시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도 명상과 산책을 함께 즐기기에 충분하다. 또 작가의 산책길 야외 곳곳에는 2012년 조성된 유토피아로와 2014년 예술섬 프로젝트를 통해 전시된 '이중섭의 꿈'과 '영원한 생명' 등 45개의 조형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칠십리시공원

▷칠십리시공원=외돌개와 해안 올레길을 연결하고 있는 이곳은 올레 7코스와 연결된 대표 명소이기도 하다. 멀리 보이는 한라산과 함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천지연 폭포는 또 다른 감상 코스이자, 색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공원을 걸으면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과 덕판배 미술관, 돌과 바닥 등에 새겨져 있는 감성 가득한 시(글귀)들도 사색과 산책을 겸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자구리해안문화공원

▷자구리해안문화공원=이중섭이 어린 아들과 게를 잡으며 놀았다는 그리운 제주 풍경의 배경이기도 한 이 곳은 전시된 여러 예술작품과 함께 탁 트인 서귀포 바다가 반짝거리며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길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가면 주상절리 절벽과 섶섬이 풍경화처럼 펼쳐져 있다. 공원 근처에 있는 소남머리도 바다와 숲, 개울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면서 전망 좋은 명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커뮤니티센터

▶각종 공연·문화 체험=주말이면 기획전시 외에도 곳곳에서 각종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수시로 열린다. 서귀포관광극장에서는 정기 공연(공연 프로그램 및 시간 문의 064-732-1963) 외에도 문인화·은지화 체험을 무료로 할 수 있으며 커뮤니티 센터 주변에서 도자기 채색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서복전시관에서는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주 중) 공연과 함께 족훈욕 체험(매주 토·일 오전 10시~오후 4시)도 할 수 있는데 산책길을 돌아보고 난 뒤 지친 발의 피로를 풀기에 적당하다.

작가의 산책길 코스

▷1코스(4.9㎞)=이중섭미술관 → 커뮤니티센터 → 기당미술관 → 칠십리시공원 → 자구리해안 → 소남머리 → 서복전시관 → 소정방 → 소암기념관 → 이중섭 공원

▷2코스(2.7㎞)=이중섭미술관 → 커뮤니티센터 → 기당미술관 → 칠십리시공원 → 솔동산 문화의 거리(이중섭 산책로) → 이중섭 공원

▷3코스(2.8㎞)=이중섭미술관 → 솔동산 문화의 거리(이중섭 산책로)→ 자구리해안 → 소남머리 → 서복전시관 → 소정방 → 소암기념관 → 이중섭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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