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와 함께 하는 실전 대입전략] (4)논술전형-유튜브 시대의 읽고 쓰기

[JDC와 함께 하는 실전 대입전략] (4)논술전형-유튜브 시대의 읽고 쓰기
논술의 핵심은 '글쓰기' 아닌 '읽는 능력'
  • 입력 : 2019. 06.28(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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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인지 공공장소에서 서럽게 우는 어린 아이가 있다. 부모는 어르고 달래보기도 하고 혼내보기도 하지만 이내 포기하고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준다. 그 아이는 금세 울음을 멈추고 핸드폰 화면에 빠진다. 식당이든 카페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 아이는 스마트폰의 무엇을 보고 있을까? 어린이용 게임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면 그것은 십중팔구 유튜브다.

유튜브는 기성세대의 인식보다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앱' 정도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식이 공유되고 전달되는 방법을 바꾸고 있다. 학생들은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더 이상 어떤 커뮤니티나 지식인 등에 그것을 묻지 않는다. 그들은 더 이상 읽지 않고 '본다'.

#유튜브의 시대, 텍스트가 어색한 아이들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라면 논술전형은 여전히 매력적인 전형일 것이다. 내 학생부경쟁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학생이라면 나의 논술 준비 정도에 관계없이 어떤 식으로든 논술전형에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각 대학들의 모의논술시험을 신청해 응시해보기도 하고 유명하다는 학원의 여름방학 특강을 신청해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다. 아무런 준비가 없다가 고3 여름방학에 논술로 선회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가장 많은 학생이 가장 적은 준비시간과 함께 도전하지만 역으로 논술전형은 가장 오랜 기간 준비해야 하는 전형일지 모른다. 쉽게 말해 논술은 '어려운 전형'이다. 논술이 왜 어려운가 하면, 우리 아이들은 '읽거나 쓰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님 생신이라고 '부모님 전상서'라는 어색한 단어로 시작하는 긴 편지를 쓰지 않는다. 이모티콘 하나로도 충분히 축하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고 믿는 세대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책을 읽는 것이 어렵다. '어렵다'기보다는 낯설다. 인간은 낯선 존재에 두려움을 느끼고 멀리하게 된다. '책'은 어려운 것을 넘어 두려운 것이 되어버렸다.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두께 때문만은 아니다. 문장과 문장이 붙어있는 것 자체가 그렇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독해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물론 실용적인 차원에서, 지식의 전달은 텍스트보다는 비디오의 형식이 더 간편할 수 있다. 더 직접적이고 확실하게 정보가 전달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학업의 측면에서, 이런 독해력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의 모든 공부는 '읽기', 그리고 '쓰기'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논술전형이 갖는 의의, '읽기'와 '쓰기'

대학 이후 우리의 모든 공부는 무엇인가를 읽고 그것에 대해 쓰는 것이다. 그 텍스트의 언어가 한글이든 외국어이든 또는 수학적 기호이거나 자바/파이썬이든 간에 자신이 속한 집단의 언어로 그것을 표현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직장생활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결국 무엇인가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과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가장 기초적인 능력이기도 하다.

대학은 그래서 논술전형이라는 이름으로 일정 비율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런 읽고 쓰는 능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상술한 여러 이유로 이런 능력을 가진 학생들은 더 희소하게 됐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논술전형의 비율이 높다.

대학들은 꼭 '논술'이라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이와 유사한 능력을 어떻게든 평가하려고 한다. 논술고사가 없는 서울대는 수시 모든 전형에서 면접을 본다. 자기소개서에서는 독서와 관련한 문항이 비중있게 평가된다. 고려대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면접을 활용하며 주요 상위권 대학 대부분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면접을 활용한다.

그렇기에 여러 정책적 부침에도 불구하고, 논술전형의 미래가 꼭 어둡다 하기는 어렵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논술전형을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역량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여전하다. 그것이 꼭 '논술'이라는 형태로 존속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겠으나 대학들 사이에는 독해력과 문제해결력, 표현력이 좋은 학생은 우수한 학생이라는 인식이 있다. 현행 대입에서 학생부 기재 내역과 자기소개서는 간소화되고 있고 추천서는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면접의 변별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논술고사를 선호하지 않는 대학 그룹은 면접의 형태로 평가 형태가 바뀌는 것을 더 선호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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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위주 전형 실시대학>

가톨릭대, 건국대, 경기대, 경북대, 경희대, 광운대, 단국대, 덕성여대, 동국대(서울), 부산대, 서강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세종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서울), 연세대(원주), 울산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산업기술대, 한국외대, 한국항공대, 한양대(서울), 한양대(ERICA), 홍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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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전형, 도전의 가치가 있다

논술은 '글쓰기'가 아니다. 물론 글을 쓰는 것은 맞지만, 백일장대회처럼 학생의 작문실력이 당락을 결정하지 않는다. 주어진 텍스트를 이해하고, 그것을 정갈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이것은 꼭 인문계열 논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수리논술, 과학논술도 모두 같은 맥락에 있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고, 그에 맞게 논리적으로 답안을 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아마 이런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논술고사의 제시문들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각 대학들이 논술고사의 기출문제로 제시하는 텍스트들은 대학이 생각하는 '대학생이라면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지문들에 가깝다. 거의 대부분의 대학에서, 1학년 교양필수 과목에서 이런 텍스트를 다시 접하게 될 것이다. 자연계열 학생들이라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논술은 사실 이런 읽는 연습이 잘 되어있는 학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잘 읽는 방법은 단기간에 훈련하기는 불가능에 가깝고 어려서부터의 독서습관이 중요하다. 입시적인 유·불리를 떠나 삶의 풍부함을 위해서라도 독서습관은 아무리 강조돼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논술전형을 포기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그렇지 않다. 모든 대입은 상대평가며 여러 전형요소의 조합이라는 공학적인 구조를 갖는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가 아주 많지는 않겠지만 명시된 평가요소에서 경쟁자보다 더 우수한 것을 증명할 수는 있다.

대부분의 논술전형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 논술전형은 그 어떤 전형보다도 수능성적과의 연관성이 높은 전형이다. 그것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라는 1차적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학생이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요 상위권 대학의 실질 경쟁률은 최초 경쟁률의 1/3 수준에서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정도면 그래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논술전형이라도 수능 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논술 합격률도 높다. 논술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독해력과 문제 해결력이 이미 수능 시험을 통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객관식 시험과 주관식 시험의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하지만 수능 국어나 수학에서 높은 성적을 획득할 정도의 학습완성도가 있는 학생이라면 대부분의 논술 문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초월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한 제재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처럼 극악한 수준의 문제가 출제되지는 않는다.

즉, 그 논술전형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학생, 곧 어느 정도 '읽는 능력'이 충족된 학생들끼리의 경쟁이라면 변별력을 갖는 지점은 결국 '어떻게 쓰는가'로 귀결된다. 논술고사에서 요구하는 '답안을 잘 쓰는 능력' 정도라면 짧은 시간이라도 어느 정도 준비가 가능할 것이다.

대학들은 '논술가이드북'이라는 책자를 통해 논술전형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요소와 평가기준, 모범답안과 기출문제 등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고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 발간물만 성실하게 복기한다면 충분히 준비가 가능할 것이다.

<전구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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