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윤의 데스크] ‘나빌레라’ 박인환, ‘미나리’ 윤여정

[조상윤의 데스크] ‘나빌레라’ 박인환, ‘미나리’ 윤여정
  • 입력 : 2021. 04.30(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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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하루에도 수십 편의 드라마가 TV를 통해 방영된다. 대한민국은 드라마왕국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간만에 TV 화면에 눈과 귀를 집중한 날이 있었다. 사흘 전인 지난 27일 무심코 본 드라마가 바로 앞에 소개한 '나빌레라'였다. 때마침 최종회였다. 일흔이 넘은 배우 박인환(1945년생)이 발레와 치매초기 상태를 하는 열연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박인환 그는 올해로 배우생활 57년차의 베테랑이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맹활약하고 있는 그가 발레 연기라는 도전에 나섰고, 성공했다고 시청자인 입장에서 볼때 그랬다.

#장면 2=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수상(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은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 윤여정. 그는 아카데미상 수상을 통해 충무로를 벗어나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 역시 올해 일흔 다섯인(1947년생) 여배우이며, 1966년에 데뷔했으니 올해로 56년차이다. 특히 윤여정은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 소감은 물론 앞서 수많은 상을 받을 때마다 수상소감이 화제가 됐다. 게다가 수상소감에서 촌철살인이나 센스있는 입담으로 "내년 오스카 진행은 윤여정에게"라는 기사가 나오는 등 큰 울림을 전했다.

박인환, 윤여정 그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그들도 신예 때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선배들과, 지금은 입장이 바뀌어 까마득한 신인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조화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혼자서 하는 1인극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1인극 역시 보이지 않는 스태프가 있다. 결국 당겨주고, 받쳐주고 하면서 명연기를 통해 '명작'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세상도 이처럼 조화가 이뤄야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인간사 그렇게 흘러왔고,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부조화가 반복되고, 조화는커녕 갈등만 양산되며 살기 좋은 세상은 일부의 차지가 됐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팍팍해졌다는 계층과 부류가 많아진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굳이 나열하지 않아도 갖가지 문제로 세대간의, 계층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그 책임은 이 사회의 주체인 우리들이다.

하지만 책임론을 거론하자면 기득권을 갖고 있는 정치세력을 빼놓을 수 없다. 국민들의 선택에 의해 뽑힌 통치자, 국회의원, 지방의원들을 일컫는다. 관료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 오래된 '끼리끼리' 문화의 산물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백성들과의 조화가 없다는 얘기다. 선거철만 되면 읍소하는 그들의 위선에 지칠 만도 한데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다. 한 몫 챙기려는 불나방들이 선거의 조연이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권은 내년 3월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표 주자를 선별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내년 6월에 맞춰 17개 시도를 대표하는 선수(시도지사, 지방의원 후보)들도 서서히 워밍업에 돌입했다. 과연 이들은 유권자인 국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거나, 또는 갈등 없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결론은 박인환과 윤여정이 선후배들과 조화를 통해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인물을 선별하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는 단골메뉴는 더 이상 존재의 가치가 없다. <조상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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