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 부동산 규제지역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가 올들어 제주지역의 주택매매거래량 증가 수치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규제지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규제에서부터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강화, 분양권 전매 제한을 강화하면서 시장이 잔뜩 움츠러들어 매매거래량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한 반면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기성 가수요가 비규제지역인 제주와 강원 두 지역으로 이동하며 매매가 활발히 이뤄진 것이다.
▶제주·강원만 매매거래량 증가=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제주지역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1277건으로, 전년 동월(930건) 대비 37.3%, 5년평균 대비 60.5% 증가하며 17개 시·도 중 최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년 동월 대비 거래량이 증가한 지역은 제주와 강원(5.8%) 두 지역 뿐이다. 6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8만8922건으로 전년동월(13만8578건) 대비 35.8% 감소했고, 5년 평균과 비교하면 1.0% 줄었다.
올 상반기 도내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은 6633건으로 전년 동기(4691건) 대비 41.4% 증가했다. 이 가운데 28.9%(1917건)는 도외인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반기 주택 매매거래량의 41.9%(2781건)는 아파트였다. 전국 상반기 주택매매거래량은 55만9323건으로 전년 동기(62만878건) 대비 9.9% 감소했다.
▶비규제지역에 외지인 투기 수요=규제를 받지 않는 제주는 올해 3~4월 제주시 연동에서 분양한 도내 역대 최고가 민간아파트 2곳(전용면적 83~84㎡ 기준 최고가 각각 6억7000만원대, 9억4000만원대) 청약 후 30%정도가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전매되면서 제주시 소재 아파트 가격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올들어 7월 넷째주까지 누계 상승률은 12.21%로 인천(13.8%), 경기(12.2)%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매가 상승은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올들어 10.4% 올라 전국에서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신규 분양 영향과 외지인·단기간 갭 메우기 수요 등으로 상승폭이 높고, 특히 제주시 중형단지 위주로 올랐다"고 밝혔다.
▶실거래가 띄우기 의혹도=이처럼 제주지역 아파트 가격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가격이 폭등하는 틈을 이용한 실거래가 띄우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거래가 띄우기는 주택을 시세보다 비싸게 매매했다고 신고한 후 취소하는 경우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거래 취소 상황을 알 수 있다. 올해 3~4월 제주시 연동에서 분양한 2개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 취소도 확인된다.
이같은 거래 취소 사례는 중복 등록이나 계약 후 마음이 변한 경우 등도 있다. 하지만 아파트의 경우 한 세대만 시세보다 높게 거래되더라도 곧장 해당 아파트 전체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시장 특성을 보인다. 특히 한번 신고한 실거래가는 취소하더라도 공개시스템에 계속 남아있어 투기세력들이 시세를 높여 고가로 매도하기 위한 방법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특히 신고가 계약 후 취소 행위는 주변 집값 상승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0년 한햇동안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아파트 85만5247건의 매매거래를 분석한 결과 거래량의 4.4%(3만7965건)가 거래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주는 매매거래 아파트 3592건 중 4.0%(145건)가 취소됐는데, 이 가운데 신고가 거래 후 취소는 42.1%(61건)에 달했다.
한편 올 하반기 제주에선 세대의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다. ▷7월 이도1동 제이시티펠리스 40세대, 연동 백강 스위트엠Ⅰ 73세대 ▷8월 포스트 동홍2차 아파트 24세대 ▷9월 서귀포시 힘찬해가 120세대, 외도 해담은 주상복합 아파트 60세대, 화순 국민임대 20세대 ▷11월 동홍동 센트레빌 212세대 등이다.